[국정감사] 송미령 장관, 농지 전수조사 ‘위반 의심 284만 필지’ 혼란에 공식 사과

7일 국회 농해수위에서 여야, 준비 부족 한목소리 질타 CPTPP 가입 원점 재검토·기본소득 지방비 부담도 쟁점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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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는 10월 7일 농림축산식품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국회방송 유튜브 화면 캡처.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는 10월 7일 농림축산식품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국회방송 유튜브 화면 캡처.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에 대한 기본조사에서 위반 의심으로 분류된 농지는 284만 필지(27.0%)에 이른다. 조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농촌 현장에 ‘농지 몰수’ 불안까지 번진 가운데,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0월 7일 국정감사에서 준비 부족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농식품부와 소관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국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노트북에 ‘농민 몰아내서 결국 태양광이냐’는 문구의 피켓을 붙이면서 시작부터 여야가 맞섰고, 피켓을 뗀 뒤에야 본 질의에 들어갔다.

 

농지 전수조사 여야 질타…송 장관 “순전히 장관의 불찰”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질타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대통령의 조사 지시 전에 농지 가격과 담보대출, 임대차에 미칠 영향을 검토했느냐고 따졌고, 송 장관은 대통령과 직접적인 사전 교감은 없었다며 “예상치 못한 문제도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농민들 땅을 몰수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은 뒤, 정부가 괴담이 번질 때까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질책했다. 비경작 농지와 수도권 투기성 농지 중심으로 조사 방식을 바꾸자는 제안에 송 장관은 “살펴보겠다”고 답했고, 조사를 멈추고 특별조치법부터 만들라는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의 요구에는 “일리가 있다”고 했다.

송 장관은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의 질의에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 책임을 느낀다”고 했고, 3차 질의에서 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다시 준비 부족을 지적하자 “좀 더 세심히 준비를 못 한 것은 순전히 장관의 불찰”이라며 “농업인들께 혼란을 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고령·상속·질병 등으로 생긴 현장의 위반은 처분 대상이 아니며, 대다수 관행적 위반은 연내 제정을 추진하는 특별조치법으로 양성화하겠다는 원칙은 유지했다.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왼쪽)이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에게 농지 전수조사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왼쪽)이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에게 농지 전수조사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농지가격 하락·농지은행 매입단가 ‘헐값’ 논란

후속 대책의 실효성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 농지가격이 35.6% 떨어졌다고 주장했고, 송 장관은 2021년 이후 이어진 하락 추세라고 맞섰다. 같은 당 강승규 의원은 내년 농지은행이 처분 농지를 ㏊당 3억800만원에 사들이도록 예산을 짰는데, 이는 기존 평균 매입단가 4억3759만원보다 약 30% 낮다며 ‘헐값 매입’ 의혹을 제기했다. 송 장관은 농지은행 예산을 25% 늘렸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CPTPP 가입 원점 재검토…쌀은 “초민감 품목”

송 장관은 인사말에서 농업계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가입하지 않는 선택도 포함되느냐는 이개호 의원의 질의에는 “결정된 것은 일단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회원국 평균 농산물 관세 철폐율이 96.3%에 이르는 만큼, 창설국인 일본(76.2%)과 달리 신규 가입국인 한국에는 “아마 최고의 자유화율을 요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쌀에 대해서는 “우리로서는 정말 초민감 품목”이라며 최우선 보호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상휘 의원은 9월 산업통상부가 주관한 CPTPP 농업 전문가 간담회에 농식품부 장관이 빠지는 등 주무부처가 ‘패싱’ 당했다며 농업계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라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오른쪽)이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오른쪽)이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 35개 군 확대…지방비 부담 쟁점

내년 35개 군으로 늘어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지방비 부담이 쟁점이 됐다. 국비 비율이 40%에서 50%로 오르지만, 이성권 의원은 시범 지역 기초단체의 재정자립도가 8.7%에 그치고 일부 군은 보건·안전·농업 경쟁력 예산까지 줄여 재원을 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장관은 국비 부담률 상향과 수도권과의 거리에 따른 차등 지원, 기금 방식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국가가 기본 지급을 맡자는 주철현 의원의 제안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설탕 담합 업체 사과…산란계협회 해산 공방도

오후 증인 신문에서는 설탕 등 원료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CJ제일제당 김찬호 대표와 삼양사 이운익 대표가 고개를 숙였다. 김 대표는 “회사를 대표해 국민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협회 탈퇴와 경쟁사 접촉 차단 등 재발 방지책을 설명했고, 이 대표는 “정부와 국회에서 지원을 받는 기업임에도 신뢰를 지키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증인을 신청한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농식품부가 이들 업계에 안정기금과 할당관세 혜택을 준 만큼 감독 책임도 따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산란계협회 해산을 두고 “결론을 정해 놓고 진행한 폭력적인 과정”이라고 비판했고, 송 장관은 가격 고시를 금지한 설립 요건을 거듭 어겨 조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밖에 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올해 농축산물 할인지원 4267억 원 중 698억 원(16.4%)이 이마트 한 곳에 몰렸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문대림 의원은 도축장 전기요금이 산업용으로 매겨져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농사용 전력 적용을 요구했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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