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업박람회 J-AGRI 개막…첫날 1만 명 방문
9일까지 마쿠하리메세서 개최, 18개국 884개사 참가… 자율주행 기술 인기
지난해 여름 나가노현 이이다 다쓰히코(50) 씨의 과수원은 낮 기온이 36도까지 오르고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았다. 일교차가 커야 붉게 물드는 사과는 제 색을 내지 못했고, 해마다 새가 쪼아 먹는 사과만 100kg에 이른다. 일손은 부부와 아르바이트생 한 명이 전부다. 사과·복숭아 농사를 짓는 이이다 씨가 8일 도쿄 인근 마쿠하리메세를 찾은 이유다.
일본 농업 전시회 ‘J-AGRI 도쿄 2026’이 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메세에서 개막해 9일까지 열린다. 주최사인 RX재팬에 따르면 첫날에만 약 1만 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RX재팬은 둘째 날인 8일 방문객이 더 늘 것으로 내다봤다. 개막 첫날과 둘째 날 전시장 통로는 현장에 쓸 기술을 찾으려는 농가와 농업 트렌드를 살피러 온 업계 관계자들로 붐볐다.
올해 전시회에는 18개국 884개사가 출전했다. 일본 기업이 564개사, 해외 기업이 320개사다. 브라질·대만·한국·중국 등 4개국이 국가관을 꾸렸고, 4개 국가관 참가 기업은 약 200개사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출전 기업의 약 30%는 이번에 처음 참가했다. 전시는 스마트농업, 농업자재, 축산자재, 축산예방위생, 탈탄소·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차세대 농업경영 등 6개 전문전으로 나뉘었다. 함께 열린 세미나는 26개 세션으로, 사전 예약자만 약 5000명에 달했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린 곳은 스마트농업 전문전이었다. RX재팬 측은 “그중에서도 작업을 자동으로 해주는 자율주행 분야의 인기가 높았다”고 전했다. 전시장 바깥에 마련된 야외 시연장에서는 ‘터치 앤 트라이(Touch & Try)’ 행사가 열렸다.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장비 시연이 이어졌고, 관람객들은 시간에 맞춰 야외로 나와 기계가 실제로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번 전시회의 주요 테마인 ‘인력 절감’, ‘고온 대책’, ‘조수 피해’ 등은 농가가 현장에서 겪는 문제와 그대로 맞닿아 있었다.
복숭아밭을 포함한 1.8ha 과수원에서 사과나무 300여 그루를 돌보는 이이다 씨는 큰 고민 중 하나로 일손을 꼽았다. 원래 운반기를 보러 온 것은 아니었지만, 작업자를 자동으로 따라오는 운반 로봇의 시연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이다 씨는 “로봇이 사람을 줄여준다기보다 손으로 나르던 일을 대신해주니 작업이 덜 힘들어진다”며 “로봇을 들이면 70대 중반까지는 농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은 부담이다. 지자체에 따라 구입비의 3분의 1에서 절반까지 보조금이 나와, 절반을 지원받으면 100만 엔 안팎에 도입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이이다 씨는 “그 정도면 무리가 없겠다”고 판단했다. 그래도 아직은 좋다고 생각하는 정도이고 구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전했다.
또한 이이다 씨는 “작년처럼 36도까지 오르면 일교차에 문제가 생겨 사과 농사에도 차질이 생긴다. 그리고 새 피해를 막기 위해 사람 모양의 천을 걸고 냄새가 심한 해산물을 매달아 새를 쫓는데도 1년에 사과 100kg 정도가 피해를 입으며, 일본 전국적으로 새 피해가 많다”고 전했다.
주최 측은 이번 박람회가 이러한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동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에 대해 RX재팬 사이토 히로아키 사무국장은 “J-AGRI는 농업과 축산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본 최대 전시회”라며 “축산자재 분야 출전 기업들 사이에서 질병 예방 기업은 없느냐는 문의가 많아 올해부터 축산예방위생전을 새로 만들었고, 주최 측이 방문객과 출전 기업 간 매칭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