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재훈 농촌진흥청 농업지능데이터팀장 “범용 AI가 못 하는 걸 이삭이가 해준다”

전담팀 출범 7개월 만에 2.0…현장 사진 30만 장 두 달 밤새워 재검수해 진단 정확도 92%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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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삭이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신재훈 농업지능데이터팀장이 이삭이의 캐릭터 인형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I 이삭이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신재훈 농업지능데이터팀장이 이삭이의 캐릭터 인형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I 이삭이’는 출시 첫해를 조용히 보냈다. 2024년 12월 공개 뒤 사용자가 많지 않았다. 2025년 12월 들어온 질문은 2542건이었다. 올해는 1~9월에만 10만 4702건이 쌓였다.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1월부터 월 1만 건을 넘겼고, 2월 19일에는 농촌진흥청에 전담 조직인 농업지능데이터팀이 생겼다. 팀은 7개월 만인 지난달 30일 ‘AI 이삭이 2.0’을 내놓았다. 사진으로 병해충을 진단하고 토양검정 결과로 비료량을 처방하며 사투리 질문까지 알아듣는 ‘영농비서’다.

출범 때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신재훈 팀장을 지난 8일 만났다. 그는 “챗GPT가 이렇게 잘하는데 이삭이가 필요하냐는 오해를 풀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출시 첫해 질문 2542건에서 전담팀 출범까지

-AI 이삭이는 어떻게 시작됐나.
“2022년 11월 말 챗GPT가 나왔다. 영농상담에 챗봇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지만 단순 챗봇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기술이 나왔으니 활용해 보고 싶었다. 찾아보니 국산으로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가 있었다. 한국어를 학습해 한국어를 잘한다는 장점이 있었다. 마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산 모델을 활용하는 사업을 공모했고, 네이버·AI 전문 기업과 함께 농업기술 상담 챗봇을 제안해 2024년 선정됐다. 그해 개발을 시작해 12월 일반에 공개했다.”
 

-첫 반응은 어땠나.
“농업인이 정보시스템에 들어가 검색하는 건 어렵지만 말로 물으면 답해 주니 효과적이었다. 그런데 그 뒤 챗GPT가 계속 업그레이드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 답변이 단조로워 보였다. 활성화가 쉽지 않았고, 지난해는 ‘이런 게 있다’ 정도로만 알려진 채 1년을 보냈다.”
 

-다시 속도를 낸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해 말 정부가 ‘AI 3대 강국’을 내걸었다. 이승돈 청장이 지난해 11월 ‘농업과학기술 인공지능(AI) 융합 전략’을 직접 브리핑하면서 1번 과제로 이삭이를 활용한 농업기술 제공을 꼽았다. 농업인이 매일 물어보고 브리핑도 받는 앱을 만들자는 목표였다. 그렇게 올해 2월 19일 전담팀이 생겼다. 저는 2021~2022년 데이터팀장을 맡아 디지털 농업을 기획한 경험이 있는데, 그때 함께한 사람들을 다 모았다. 직원은 전산직·농업 연구직·농촌 지도직 등 11명이다.”

AI 이삭이 앱
AI 이삭이 앱

병해충 진단·비료 처방 불러오는 AI 에이전트로

-2.0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1.0의 핵심은 농진청이 만든 56만 쪽 자료에서 질문과 비슷한 내용을 찾아 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챗GPT도 공개 데이터를 검색해 답을 잘한다. 우리는 검증된 자료로 답하니 신뢰할 수 있지만, 범용 AI가 못 하는 기능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2.0은 병해충 진단, 비료 처방, 기상재해 예측(조기경보는 연말까지 연결 예정)처럼 농진청이 별도 시스템으로 갖고 있는 전문 기능을 이삭이가 불러와 답하도록 했다. 범용 AI가 못 하는 걸 이삭이가 해주는 것이다.”
 

현장 사진 정확도 50~60%에서 92%로

-농진청 자체 비교에서 GPT-5.6은 병해충 사진의 46.5%를, 이삭이는 92%를 맞혔다. 92%까지 끌어올리는 데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연구할 때는 연구자가 모은 사진으로 진단하니 90~95%가 나왔다. 그런데 농업인이 현장에서 찍는 사진은 그렇지 않았다. 일반 사진으로 해보니 50~60%였다. 병해충 전문가인 청장이 이걸로는 이삭이에 못 넣는다고 했고, 두 달을 밤새워 다시 작업했다. 사진 30만 장을 전수 점검해 92%까지 끌어올렸다. 연구자들이 직접 찍은 대표 증상, 초기의 애매한 사진, 비교용 정상 사진을 모았고 해충은 애벌레·약충부터 성충까지 전 과정을 학습시켰다.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병해충 진단 1단계 사업을 미리 해 둔 덕분에 이삭이에 바로 접목할 수 있었다.”
 

-복합감염처럼 사람도 가리기 어려운 경우는.
“사람이 못 하는 건 AI도 못 한다. 인공지능은 사람을 따라 배우기 때문이다. 대상 작물도 아직 부족하다. 지금 진단할 수 있는 25개 작물이 재배면적의 74% 정도라 나머지 26%는 진단이 안 된다. 2029년까지 60개 작물로 늘려 90% 이상을 담당하도록 작업하고 있다.”

신재훈 팀장이 휴대폰으로 AI 이삭이를 작동하고 있다.
신재훈 팀장이 휴대폰으로 AI 이삭이를 작동하고 있다.

 등록 문서만 요약하고 정답지 300건과 대조

-생성형 AI의 환각은 어떻게 막나.
“범용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그걸 바탕으로 답하니 잘못된 정보가 들어갈 수 있고, 모르면 지어내기도 한다. 답하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이삭이는 등록된 문서를 뒤져 질문과 관련된 문서를 뽑고 그걸 요약해 답한다. 외부 자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 관련 내용을 잘 찾는 게 성능이고, 알아듣기 쉽게 요약하는 게 관건이다. 흙토람(농진청 토양환경정보시스템) 같은 시스템 정보도 이미 검증된 정보라 환각을 최소화했다고 보시면 된다.”
 

-농진청은 지난달 1일 품질보증단을 꾸렸다. 답변 품질은 어떻게 관리하나.
“이삭이팀 5명에 품질 전담 직원 1명을 두고 답변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신통치 않은 답이 나오면 관련 문서를 찾아 다시 등록한다. 고객지원센터 기술위원 25명도 함께한다. 퇴직자나 해당 분야 전문가로, 민원을 받고 필요하면 현장에 나가 기술 지도를 하는 분들이다. 이분들이 만든 정답지 300건과 이삭이 답변을 비교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만들어 놓고 마음에 들면 쓰고 아니면 말라는 게 아니라, 계속 관리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사용자가 늘면서 그동안 겪지 못한 문제도 나오는데, 생기는 대로 바로 조치하고 있다.”
 

새해농업인실용교육 25만 명에 이삭이 체험

-고령 농업인도 쓸 수 있나.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천안에서 열린 한국농촌지도자 전국대회에서 보니 60~70대도 충분히 쓰실 수 있겠다고 판단됐다. 스마트폰을 어느 정도 쓰시면 누르기만 하면 된다. 1.0 글씨가 너무 작다는 의견이 있어 2.0에서는 글씨도 키웠다. 다만 우선은 청년농과 귀농인이 쉽게 접근할 거라고 본다. 농사를 잘 모르니 어차피 찾아보는데, 범용 AI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올 수 있다. 찾아보되 이삭이에서 한 번 더 검증해 보시라는 것이다.”
 

-이삭이 확산 계획은 무엇인가.
“교육이 중요하다. 농업기술센터 교육과정에 농업인대학 1만 명, 농기계교육 3만 명, 새해농업인실용교육 25만 명이 있는데 여기서 이삭이를 무조건 소개하고 직접 체험하게 할 계획이다. 한국정보화농업인중앙연합회 소속 농업인 120명을 강사로 1차 교육했다. 이분들이 동료들에게 알리고 새해농업인실용교육 강사로도 활동하실 것이다. 대동 ‘AI 대동이’에 이삭이를 연결해 농기계 정비는 AI 대동이가, 농사 기술은 이삭이가 답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고, 농협 ‘NH오늘농사’ 같은 공공·민간 플랫폼에서도 이삭이를 쓸 수 있게 하려고 한다.”
 

3.0 핵심은 농가 소득…내년 예산 13억 원 정부안 반영

-3.0에는 무엇이 담기고 언제 나오나.
“첫째는 소득이다. 이삭이를 써서 농장에 도움이 돼야 하고, 소득을 높이는 기본은 진단에서 시작한다. 지금도 경영진단 기능이 있지만 이를 고도화해 개선할 부분을 찾고, 거기에 맞는 농업기술을 제안하는 경영 컨설팅을 보강하려 한다. 둘째로 지금은 기존 문서만 찾아 답하다 보니 문서를 바로 업데이트하지 못해 최신 정보가 약하다. 내년에는 웹 검색 기능을 붙이되, 엉뚱한 곳을 찾으면 안 되니 공인된 곳만 찾아서 요약하도록 할 계획이다. 법령정보는 11월에 붙이고 정책 정보도 추가한다. 언어모델도 지금 쓰는 게 2024년 모델이라 아쉬운데, 정부가 만드는 국가대표 AI 모델을 적용하면 데이터는 그대로지만 더 잘 설명하게 될 것이다. 3.0은 내년 중에 내놓고, 그 전에도 좋은 기능은 수시로 붙이겠다.”
 

-예산은 충분한가.
“올해 예산은 1억 원이었다. 내년에는 13억 원이 정부안에 반영됐다. 아직 국회를 통과한 건 아니지만, 정식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면 농업인들이 훨씬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농업인들이 많이 오해하는 부분인데, 범용 AI는 다양한 기능을 하지만 농사 기술만큼은 이삭이가 최고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답을 준다. 이삭이는 행정안전부 ‘AI 민주정부 실현 30대 핵심과제’에도 들어 있다. 일반 행정은 AI 국민비서가, 농업기술은 이삭이가 맡는 구조다. 목표는 분명하다. 농업인이 매일 이삭이에게 물어보고, 아침마다 브리핑을 받는 것이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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