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도 ‘소프트웨어’ 전성시대…‘GLINS’, 플랫폼·표준화로 글로벌 티어1 장벽 넘는다

김덕훈 대표 “글로벌 기업들 플랫폼 단위로 시장 락인(Lock-in)” 5개 층 통합 제어 아키텍처 제시…연비 18%·정비비 22% 절감 효과 입증 국내 OEM 동맹 · 표준 규제 선제 대응이 글로벌 진출 핵심

백철현 기자
승인 2026.05.14 09:00수정 2026.07.07 18:48

 

오프하이웨이 시장의 농기계 건설기계 이미지. 사진=구글 제미나이 생성AI.
오프하이웨이 시장의 농기계 건설기계 이미지. 사진=구글 제미나이 생성AI.

전통적인 제조업에 머물렀던 농기계·건설기계 등 ‘오프하이웨이(Off-Highway)’ 시장이 승용차 시장에 이어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능형 통합 제어 플랫폼 시대로 빠르게 전환중이다.

최근 농가 소득 다변화와 애그테크(AgTech)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국내 오프하이웨이 분야의 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의 ‘플랫폼 독점’ 장벽을 깨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 주도형 마스터플랜을 제시해 학계와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능형 통합 제어 플랫폼 전문 기업 GLINS의 김덕훈 대표이사는 지난 14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농기계학회 발표에서 "글로벌 티어1(1차 공급사) 기업들은 이미 제어기 단품이 아닌 소프트웨어와 텔레메틱스가 묶인 ‘통합 플랫폼’ 형태로 완성차 업체들을 락인(Lock-in)하고 있다"며, "한국 부품사들이 단품 공급 방식에 머무른다면 글로벌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국내외 기술 격차 본질은 ‘소프트웨어 통합’과 ‘인증 자산’
김 대표는 존디어(John Deere), 캐터필러(Caterpillar) 같은 글로벌 거대 OEM들이 제어기를 자체 수직 구조로 개발하고, 보쉬(Bosch) 등의 티어1 기업들이 ‘보더스(Borders)’ 같은 독자적인 플랫폼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시장 환경을 지적했다. 한국 역시 제어기 하드웨어 단품의 개발 능력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으나, 이를 하나로 묶어내는 ▲소프트웨어 통합 플랫폼의 부재 ▲기능 안전 인증 자산 부족 ▲글로벌 OEM 공급망 내 트랙 레코드(납품 실적) 부족이 핵심 격차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GLINS’는 3세대로 진화 중인 오프하이웨이 아키텍처에 맞춘 ‘5개 층(하드웨어·미들웨어·데이터·커뮤니케이션·애플리케이션) 지능형 통합 제어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차량 제어뿐만 아니라 텔레메틱스와 OTA(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GLINS’의 실증 데이터에 따르면, 이처럼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했을 때 차량 유효 시간은 20~30% 감소하고, 연비는 18%, 정비비는 22%가 절감되는 탁월한 효율성을 보였다. 거시적으로는 약 1.7조 원에서 2.9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치다.

■ “표준은 선택 아닌 생존”… 한국형 K-애그테크 동맹 제안
김 대표는 승용차 시장에서 축적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양산 품질 노하우와 정부의 R&D 정책 지원, 그리고 국내 빅3 OEM과의 지리적 인접성을 국내 애그테크 기업들의 강력한 강점으로 꼽았다. 오프하이웨이 시장은 자동차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표준화가 늦은 편이기에, 승용차 시장의 고도화된 기술을 먼저 경험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한발 앞서 진입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과거에는 제각각의 기능을 구현해 사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수출을 하려 해도 사이버 시큐리티(사이버 보안)와 기능 안전 표준 인증을 맞추지 못하면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규제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며, "이제 표준은 ‘좋으면 쓰는 선택’이 아니라 ‘없으면 사업을 못 하는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GLINS’는 단일 기업의 힘만으로는 글로벌 공룡들과 싸우기 어려운 오프하이웨이 생태계의 특성을 고려해, 현재 정부·공공기관·학계·출연연 및 국내 OEM 파트너들과 손을 잡고 플랫폼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덕훈 대표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오프하이웨이는 준자동차급의 거대한 시장이며, 향후 글로벌 시장을 흔들 핵심 열쇠는 표준 적합성과 AI 소프트웨어 역량, 그리고 한국 OEM 간의 강력한 동맹에 있다"고 역설했다. 이번 GLINS의 기술 주도형 전략이 한국 농기계 산업을 세계 시장의 주역으로 끌어올릴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백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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