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선옥 한국농업기계학회장…ISMAB 2026, 아시아 5개국 농기계 시장·산업 동향 공유

10월 20~24일 부산 벡스코서 추계학술대회 겸해 개최…초록 317편·550명 참가 전망 특별세션 7개·기술특강 4개, 농업로봇·AI·인력 양성에 무게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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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기술신문은 20일부터 24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ISMAB을 앞두고 정선옥 한국농업기계학회장을 만나 ISMAB 의미와 세부 프로그램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농업기술신문은 20일부터 24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ISMAB을 앞두고 정선옥 한국농업기계학회장을 만나 ISMAB 의미와 세부 프로그램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제12회 국제농업기계·생물시스템공학심포지엄(ISMAB 2026)에 접수된 초록은 317편(구두 166편·포스터 151편)이다. 사전등록자는 약 450명이고, 학회는 현장등록을 포함해 550명가량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학회에 참석하며 편집간사와 부회장을 거친 정선옥 한국농업기계학회장(충남대 교수)은 “(초록 접수가) 내 기억으로는 가장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학회가 그동안 열어 온 학술대회 참가자는 평균 200~250명 수준이었다.

ISMAB는 한국농업기계학회(KSAM), 일본농업기계학회(JSAM), 대만농업기계학회(CIAM)가 2년마다 돌아가며 여는 국제학술대회다. 올해는 한국농업기계학회가 주관하며 추계학술대회를 겸한다. 대회는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주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시장 기회 탐색’이다.

정선옥 회장에게 추계학술대회를 겸한 이번 ISMAB의 의미와 세부 프로그램, 농기계업계 현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해외 발표자에 자국 시장·산업 동향 요청…기조 세션서 5개국 발표

정 회장은 이번 대회의 의미로 먼저 국제 협력을 꼽았다. 학회는 그동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과 꾸준히 교류해 왔고 남미, 아프리카, 미국과의 관계도 조금씩 넓히고 있다. 정 회장은 “한국·일본·대만이 전통을 이어가면서 주변국을 챙기고 국제 협력과 동향 파악을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술행사인데도 ‘시장’을 주제로 앞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회는 해외 발표자들에게 자국 농업계의 시장 트렌드와 산업 동향, 연구개발(R&D) 현황을 꼭 넣어줄 것을 요청했다. 21일 오전 기조 세션에서 그 결과를 볼 수 있다. 필리핀 수확후개발·기계화센터(PHilMech)는 기계화를 통한 농업 전환 전략을, 말레이시아 푸트라대는 중소 식품 기계 산업의 현황과 시장 동향을 발표한다. 대만 국립이란대와 일본 교토대는 각국의 농기계 시장 동향과 산업 현황을 소개하고, 정 회장은 한국 스마트 정밀농업 동향을 발표한다.

해외 발표 자료는 학술 연구 논문 모음집인 프로시딩(Proceedings)에 담아 회원들이 활용하게 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네트워크를 만들면 당장 얻는 것보다, 한국 연구자나 기업이 해외를 방문할 때 학회를 통하면 현지 업체·정부 관계자를 만나기가 훨씬 수월하다”며 “회원들에게 국제 네트워크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학회가 학술대회를 다른 행사에 붙이지 않고 단독으로 여는 이유도 학회 위상과 관련이 있다. 정 회장은 “함께 열면 비용은 줄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행사가 돼 회원들 흥미가 떨어진다”며 “매번 200~250명이 와도 등록비 내고 발표만 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그는 “학술대회는 학회의 꽃”이라며 “학회 위상과 학술대회 품질을 높이려고 별도 행사로 진행한다”고 했다.

ISMAB 2026 프로그램(ismab2026.ksam76.or.kr)
ISMAB 2026 프로그램(ismab2026.ksam76.or.kr)

 자율주행 농기계 기업부터 임대사업소 인력 양성까지, 특별세션 7개

두 번째 특징은 특별세션이다. 춘계학술대회에서 선보인 특별세션 체제를 이어 21~22일 7개 세션을 연다.

산업계 비중이 큰 세션이 많다. ‘AgTech 기업의 Physical AI 기술 개발과 상용화 전략’ 세션에는 아그모, 대동에이아이랩, LS엠트론, 티와이엠아이씨티(TYM ICT), 아이오크롭스, 메타파머스, 보쉬코리아가 나와 자율주행 농기계의 안전성과 상용화 경험을 공유한다. ‘스마트시설원예 현황 및 국제경쟁력 확보 전략’ 세션에서는 그린플러스와 그린씨에스 등 국내 업체가 수입 기자재 국산화와 해외 진출 방향을 다룬다. 이 밖에 경북대 밭농업기계개발연구센터의 산학연 기술교류회, 농촌진흥청의 ‘신뢰할 수 있는 농업 AI’ 세션, 수확 후 공정 세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양승환 박사가 이끄는 농업로봇 연구 동향 세션이 이어진다.

정 회장이 꼭 들어볼 만한 세션으로 꼽은 것은 ‘농업기계 현장 기술 확산 및 전문 인력 양성 방안’이다. 홍순중 한국농수산대학교 교수가 진행하고, 시군 농업기술센터 임대사업소 운영 실태와 농기계 사후관리 인력 양성 현황 등이 발표된다. 정 회장은 “평소 챙기지 못했던 진흥기관과 교관들의 인력 양성, 현장의 문제점을 다루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일반 구두발표는 정밀농업기계, AI·정보처리, 노지기계, 수확 후·식품가공, 스마트팜·재생에너지, 생물공정 등 6개 분야로 나눠 8개 발표장에서 진행된다. 분야별 최우수발표상 등 발표의 15% 안팎을 시상하며, 시상은 22일 폐회식에서 한다. 23일에는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밀양)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함안)를 둘러보는 기술 투어가 열린다. 24일에는 위원회 회의가 진행된다.
 

학생 기술특강 4개…“우리 학회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

대회 첫날인 20일에는 학생 대상 기술특강 4개가 열린다. 농업로봇, 농업 AI, 스마트팜 전산유체역학(CFD)에 올해 기계해석이 더해졌다. 정 회장은 “농업기계를 전공한 졸업생이라면 AI, 로봇 등 4가지는 필수라고 생각한다”며 “분야별 최고 교수·강사에게 실무와 실습을 함께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분야를 지속적으로 다루면 농업로봇이나 AI의 전문성을 물을 때 농업기계학회라는 인식이 생기고 위상도 오를 것”이라며 “모든 학문을 존중하지만 우리 학회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학회는 농업기계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홍순중 교수가 관련 보고서 100쪽가량을 작성 중이다. 정 회장은 “이게 정리돼야 고용노동부·산업통상부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 교육부 학문분류, 자격증, 공무원 직렬과 고교 교사 임용에서 농업기계 핵심 과목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다”며 “추후 성과를 바탕으로 국회 토론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선옥 회장이 ISMAB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선옥 회장이 ISMAB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국산 농기계 공세엔 패키지화로…ODA가 수출의 물꼬

국내 농기계 산업이 중국산 저가 공세와 선진국 대형 기업 사이에 끼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정 회장은 “자유시장 경제에서 인위적으로 막긴 어렵다”며 “잘 활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일부 부품은 중국산이 들어갈 수 있지만 패키지화는 한국이 할 수 있다”며 “데이터 기반 농업 시스템이 되면 단일기계나 부품이 외국산이어도 국내 기업이 시스템을 맡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우리 기술을 쌓아 수출하는 것이 글로벌 시대에 맞는 정책 방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출의 물꼬로는 공적개발원조(ODA)를 꼽았다. 농업 ODA의 상당수가 우물, 수로, 기계화 시범단지, 건조장 등 농업기계와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다. 정 회장은 “외교부,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진흥청이 힘을 모아 크게는 농업, 작게는 농기계를 ODA에서 풀어야 한다”며 “ODA는 돕는 게 우선이지만 이왕 줄 거면 제대로 줘서 그 나라에 도움이 되고 교류로 이어져 국익에도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산 농기계를 보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품·조립공장, 정비 훈련센터, 양국 국립대학 간 교류까지 묶어야 사업이 끝난 뒤에도 기계를 고쳐 쓰고 기술이 전수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첨단 농기계는 국가 시범단지 정도에 보낼 수 있지만, 현지에서 원하는 것을 커스터마이징해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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