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제품] 담배가루이 91.1% 잡은 친환경 복합제…쉐어그린 ‘SG10’

보고르 농과대 실험실 시험, 1000배 희석·72시간 보정사충률 기준…충남농업기술원과 2020년부터 공동연구

이현우 기자
승인 2026.09.11 17:38수정 2026.09.11 17:39
유기농업자재에 등록된 쉐어그린의 SG10(사진 제공=쉐어그린)
유기농업자재에 등록된 쉐어그린의 SG10(사진 제공=쉐어그린)

담배가루이는 현장에서 약을 쳐도 죽지 않는 해충으로 통한다. 발육 기간이 짧아 한 해에 십수 세대를 거치는 데다, 시설재배 온실은 겨울에도 작물 관리를 위해 야간 최저온도를 13℃ 이상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사실상 연중 번식이 가능하다. 같은 계통 약제를 반복 살포한 농가일수록 저항성 개체군이 빠르게 자리를 잡는 것도 방제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저항성은 곧 살포 횟수와 비용 문제로 이어진다. 약효가 떨어지면 농가는 살포 간격을 좁히고 살포량을 늘린다. 그만큼 잔류 위험과 약값·인건비 부담이 함께 커진다. 살균제와 살충제를 따로 희석해 두 차례 살포하는 관행도 비용을 키운다. 수출을 겨냥한 농가에서는 잔류농약 검출이 통관 거절로 직결되는 만큼 사정이 더 절박하다.

농업회사법인 ㈜쉐어그린(대표 서윤경)이 내놓은 ‘SG10’은 이 지점을 겨냥한 천연식물추출물 기반 살충·살균 복합제다. 이 제품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병해충관리용 유기농업자재(공시-2-6-128)로 공시돼 있다.

회사는 해충의 표피를 코팅해 기문(氣門)을 막고 산란을 억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신경계를 교란하는 화학 약제와 작용점이 달라 기존 약제에 저항성이 생긴 개체군에도 쓸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한 제형으로 해충과 병을 동시에 잡는 구조여서 살포 횟수 자체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운다.

 

1000배 희석 72시간 보정사충률 91.1%

살충 효과는 쉐어그린이 의뢰한 해외 대학 실험실 시험에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보고르 농과대학교(IPB University) 식물보호학과는 2024년 10~12월 곤충생리·독성학 실험실에서 SG10의 담배가루이 방제 효과를 시험했다.

1000배(0.1%)로 희석해 잎 앞뒤에 처리한 뒤 약충을 조사한 결과, 보정사충률은 처리 24시간 뒤 60.1%에서 48시간 뒤 87.8%, 72시간 뒤 91.1%로 올라갔다. 처리당 약충 20마리 이상을 대상으로 5회 반복했고, 물만 처리한 무처리구의 자연 사망률을 반영해 보정한 값이다.

SG10_SG1_보정사충률_표_v2.jpg

멜론 흰가루병 방제가 71%…충남농업기술원 시험

살균 효과는 국내 공공 연구기관의 시험에서 나왔다. SG 시리즈 공동연구에 참여한 최용석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관에 따르면, 충남농업기술원 식물병리팀은 2022년 흰가루병에 취약한 멜론 잎을 대상으로 SG10에 들어가는 SG1 기반 물질의 효과를 시험했고 방제가는 71%로 나타났다. 최 연구관은 “가장 방제하기 쉽지 않은 병이 흰가루병”이라며 “방제 효과가 농약과 아주 흡사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최 연구관은 흰가루병 외에 노균병과 토마토 잎곰팡이병에서도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기농업자재 공시는 자재의 사용 적합성을 확인하는 제도로, 효능 자체는 시험 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서천 블루베리 농가, 1년 써 보고 보조사업으로 회원 농가에 공급

충남 서천군에서 블루베리를 재배하는 김문규 서천군블루베리연구회장은 2025년부터 SG10을 쓰고 있다. 시설과 노지에서 약 2000㎡(600평) 규모로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는 그는 친환경 자재를 찾던 중 지인 소개로 쉐어그린을 알게 됐다. 김 회장은 “블루베리는 생과로 먹고, 어르신들이나 학교 급식으로 어린이들이 먹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꼽은 효과도 흰가루병이다. 그는 “시설 쪽에는 흰가루병 같은 균이 많은데 웬만한 약으로는 잡기가 어렵다”며 “써 보니 흰가루병 발생이 현저히 줄었고, 총채벌레나 진딧물도 예방 차원에서 뿌렸더니 효과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효과를 확인한 김 회장은 2026년 회원 농가에 SG10을 공급하자고 서천군농업기술센터에 건의했고, 이는 센터 사업에 반영됐다. 사업비의 70%를 보조받고, 30%를 농가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진딧물과 총채벌레 피해가 많은 수박·고추 농가에도 사용을 권하고 있다.

 

충남농업기술원·쉐어그린, 2020년부터 공동연구…SG1 거쳐 SG10으로

SG 시리즈는 공공 연구기관과 기업의 공동연구에서 나왔다. 최 연구관은 2018년부터 유기농업자재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외국 원료를 들여와 섞어 파는 업체가 많아, 시장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라도 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여러 업체를 검토한 끝에 유화 기술과 식물성 오일 수입 역량을 갖춘 쉐어그린과 2020년부터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최 연구관은 어떤 기작으로 어떤 해충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데이터로 제시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첫 목표는 진딧물에 특화된 SG1이었다. SG1은 2023년 1월 충해관리용 유기농업자재(공시-2-5-297)로 공시됐다. 이후 적용 대상 해충별로 특화해 개발한 것이 SG10이다. 자재 구분도 SG1의 충해관리용에서 SG10의 병해충관리용으로 넓어졌다. 최 연구관은 “가루깍지벌레 같은 깍지벌레 종류와 매미충에도 효과가 탁월해 적용 가능성이 상당히 넓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험에서 SG1은 500배(0.2%)로 희석했을 때 48시간 기준 보정사충률이 목화진딧물 100%, 아카시아진딧물 94.7%, 복숭아혹진딧물 91.0%로 나타났다.
SG 시리즈의 기반이 된 특허도 있다. 쉐어그린은 2023년 12월 출원한 ‘농업해충 살충제 조성물 및 이의 용도’를 2024년 11월 등록(제10-2737419호)했다. 발명자는 서윤경 대표와 최 연구관이다. 최 연구관은 공동연구의 핵심 성과로 효력증진제 개발을 꼽았다.

서 대표는 “대부분 보조제를 사용하지만 우리는 천연식물성 효력증진제를 직접 만들어 해충 종류에 맞게 설계한다”며 “보조제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죽는 벌레가 달라지는데, 국내에는 이 분야를 하는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쉐어그린와 인도네시아 고추농업협회는 최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에서 '2026 국제 농업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 제공=쉐어그린)
쉐어그린와 인도네시아 고추농업협회는 최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에서 '2026 국제 농업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 제공=쉐어그린)

지효성 제형, 사흘은 지켜봐야

현장에서 쓸 때는 약효가 나타나는 속도를 감안해야 한다. 지효성이 강한 제형이어서 처리 24시간 시점의 방제율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살포 뒤 최소 사흘은 지켜본 뒤 밀도를 다시 조사하는 것을 권장한다. 식물성 소재를 쓴 만큼 약해 우려가 적어 가정 원예용으로도 쓸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신규 도입 농가라면 작물별로 일부 재배동에서 시험 살포를 거친 뒤 확대하는 것이 안전하다.

 

인도네시아·베트남 현지 등록 준비

쉐어그린은 이 제품으로 동남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2024년 6월 보고르 농과대학교와 농약 개발·시험·평가 공동연구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맺었고, 베트남에서도 현지 농장 실증을 진행했다. 서 대표는 “두리안 같은 열대과일은 잔류 문제가 심각해 친환경 방제 수요가 크다”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계속 오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현지 수출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 기사

여름 파프리카 재배·수소전기 트랙터·파종 평가…농식품 R&D 유망기술 3건 공개여름 파프리카 재배·수소전기 트랙터·파종 평가…농식품 R&D 유망기술 3건 공개2026.09.15멈춘 멀칭비닐, 다시 움직인 관리기…‘여성도 농기계 잘 다룰 수 있다’멈춘 멀칭비닐, 다시 움직인 관리기…‘여성도 농기계 잘 다룰 수 있다’2026.09.11[기획] 지속가능한 농기계 ODA ①한국 ODA 잔혹사, 사업이 끝나면 농기계도 멈춘다 [기획] 지속가능한 농기계 ODA ①한국 ODA 잔혹사, 사업이 끝나면 농기계도 멈춘다 2026.09.09국회입법조사처 대형산불 2건은 “착시”…2026년 산불 367건, 피해면적은 2024년의 6배국회입법조사처 대형산불 2건은 “착시”…2026년 산불 367건, 피해면적은 2024년의 6배2026.09.072027년 농식품부 예산 22조 2215억…증가율 10.4% '2000년 이후 최대'2027년 농식품부 예산 22조 2215억…증가율 10.4% '2000년 이후 최대'2026.09.01농식품부 2027년 예산안 22조…AI 농업로봇 대당 4666만 원 논란농식품부 2027년 예산안 22조…AI 농업로봇 대당 4666만 원 논란202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