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돼지 건강 모니터링, 농가 의견 반영해 개선…자돈 압사·기침 조기 감지

충남대 정선옥 교수팀, 부여서 2차 현장 설명회…하우징·한글 메뉴 손봐 연구 이달 종료 앞두고 후속 사업 연결이 과제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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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브리핑

충남대 정선옥 교수 연구팀이 2일 부여에서 내구성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 선보였다. RGB·열화상 카메라와 소리 센서로 자돈 압사 위험음과 기침, 발열을 조기에 감지하며, 충청·전라권 양돈농가에서 실증하고 있다. 연구가 이달 끝나는 만큼 실증 농가와 후속 사업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충남대학교 정선옥 교수가 2일 부여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개최한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의 현장 실증 설명회 및 교육'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충남대학교)
충남대학교 정선옥 교수가 2일 부여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개최한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의 현장 실증 설명회 및 교육'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충남대학교)

돈사는 사람이 하루 종일 머물기 어려운 공간이다. 어미돼지에 깔려 죽는 자돈 압사나 기침으로 시작되는 호흡기 질환은 짧은 순간에 일어나거나 초기 징후가 작아, 눈으로 살피는 관리만으로는 놓치기 쉽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한돈연구소가 5월 발표한 ‘한돈팜스 전국 한돈농가 2025년 전산성적’에 따르면 한돈팜스 전문사용자 농장 가운데 생산성 상위 10%의 MSY(모돈 마리당 연간 출하 두수)는 26.2두, 하위 10%는 13.7두로 12.5두 차이가 났다. 모돈 100두 농장으로 환산하면 한 해 출하 마릿수가 1250두 벌어진다.

여기에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집계한 10월 평균 비육돈 산지가격(110㎏ 기준 마리당 53만 3000원)을 적용하면 연간 판매액 격차는 약 6억 6600만원에 이른다. 젖을 떼기 전 자돈이 살아남는 비율인 이유전육성률도 상위 10%는 90.6%, 하위 10%는 76.6%로 크게 갈렸다. 압사와 질병처럼 짧은 순간에 생기는 손실을 일찍 잡아내는 기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문제를 AI로 풀겠다며 7월 첫 현장 설명회를 연 충남대학교 연구팀이 석 달여 만에 농가 의견을 반영한 개선 시스템을 다시 현장에 선보였다.

충남대 스마트농업시스템기계공학과 정선옥 교수 연구팀은 지난 2일 부여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의 현장 실증 설명회 및 교육’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충남대 연구진과 학계·정부 전문가, (사)대한한돈협회 부여지부 소속 농가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현장 실증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현장에서 실시간 데이터로 돼지 행동 패턴, 온도, 비명, 기침 등을 모니터링 하는 모습. (사진 제공=충남대학교)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현장 실증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현장에서 실시간 데이터로 돼지 행동 패턴, 온도, 비명, 기침 등을 모니터링 하는 모습. (사진 제공=충남대학교)

이 사업은 농촌진흥청이 운영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시행하는 2026년 ‘농업기술 산학협력지원사업’의 하나다. 연구팀이 보유한 기술로 시제품을 만들어 실제 양돈농가에 설치하고, 현장에서 쓸 수 있는지와 활용 가능성을 검증한 뒤 실용화와 농가 보급으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시스템은 돈방에 설치한 RGB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 소리 센서로 돼지 상태를 원격으로 살핀다. RGB 카메라는 돈방별 돼지 수를 자동으로 세고 눕기·서기·보행·급이 같은 주요 행동 패턴을 추적한다. 열화상 카메라는 돼지 체표 온도의 최고·최저·평균값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발열 의심 개체와 고온에 따른 열 스트레스 위험을 찾아낸다. 소리 센서는 50Hz~16kHz 대역에서 기침 소리와 자돈 압사 위험음, 꼬리 물기 때 나는 비명 같은 이상 발성을 감지해 1.5초 안에 반응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1차 실증 제품 기준으로 RGB 카메라의 개체 수·행동 인식 정확도는 95~97%였다. 소리 센서의 탐지 정확도는 기침 소리가 95% 이상, 압사 위험음이 90% 이상이었다.

수집된 영상과 음성 데이터는 와이파이(Wi-Fi)를 통해 서버로 전송된다. 농장주는 PC 웹 대시보드나 스마트폰 앱으로 돈방 내부를 24시간 원격으로 점검할 수 있고, 이상 소리나 발열 같은 긴급 상황이 생기면 휴대전화로 즉시 경고 알림을 받는다.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현장 실증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현장에서 실시간 데이터로 돼지 행동 패턴, 온도, 비명, 기침 등을 모니터링 하는 모습. (사진 제공=충남대학교)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현장 실증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현장에서 실시간 데이터로 돼지 행동 패턴, 온도, 비명, 기침 등을 모니터링 하는 모습. (사진 제공=충남대학교)

이번 설명회의 초점은 ‘현장에서 고친 것’이었다. 연구팀은 먼지와 습기가 많은 축사 환경을 견디도록 장비를 담는 하우징(외함)을 더욱 강화하고, 커넥터 같은 연결 부품이 헐거워지지 않게 다시 정비해 내구성을 높였다. 사용 편의성은 1차 제품보다 농가가 보기 쉽게 메뉴를 한글로 바꾸고, 한 화면에서 여러 정보를 함께 볼 수 있도록 메뉴 체계를 손봤다. 이날 연구팀은 돈방 장치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사용자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산업화와 농가 보급에 필요한 사항에 대해 참석 농가의 의견을 들었다.

실증은 두 권역에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주관연구개발기관인 충남대가 충청권을, 공동연구기관인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이수협 교수팀이 전라권을 맡아 같은 시스템을 각 권역 양돈농가에서 실증하고 있다. 농가의 사용 경험과 의견은 시스템 성능과 현장 활용성을 개선하는 데 반영됐다.

남은 과제는 실용화다. 연구 기간은 이달까지로, 이번 설명회는 사업 막바지에 열렸다. 연구팀은 향후 사업화와 농가 보급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정부 과제로 진행된 연구가 후속 사업으로 이어져 현장에 보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 실증할 축사를 구하는 것부터 어렵다. 질병 유입을 우려하는 양돈농가가 외부에 농장을 쉽게 열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실용화 단계에 들어서면 자금 문제도 따라온다.

정 교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농가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관심과 함께 R&D나 실용화를 위한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실용화를 거쳐 농가 확산까지 정부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tech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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