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농보다 작업 효율 112% 높다”…자율주행·AI 로봇, 농촌 일손 부족 해결사로 ‘우뚝’
농진청, 상주 혁신밸리서 ‘스마트농업 우수 기술 공유회’ 개최 인건비·연료비 절감 효과 뚜렷…초기 투자비 장벽·고령농 접근성은 풀어야 할 과제
기후 위기의 심화와 급격한 고령화로 한국 농업이 존립의 기로에 선 가운데, 농촌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농가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최첨단 스마트농업 기술들이 현장 실증을 마치고 본격적인 보급 시동을 걸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5월 20일 경북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사업 담당자, 연구개발자, 민간 기업 및 농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농업 우수기술 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개발한 기술을 농가에 적용했을 때 구체적인 비용 절감 효과와 생산성 향상 지표를 데이터로 증명해 내며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공유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농작업 자율주행과 무인 방제 기술이었다.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전문 기업인 ‘긴트(GINT)’는 기존 농기계에 부착해 자율주행 기능을 부여하는 ‘플루바 오토 키트’를 선보이며 탁월한 현장 경제성 지표를 제시했다.
긴트 윤주영 이사는 “플루바 오토를 트랙터에 적용해 비닐 피복 작업을 진행할 경우, 단위 시간당 작업 효율이 숙련된 농민보다 112.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술의 완성도를 강조했다.
윤 이사는 이어 경영비 절감 효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했다. 윤주영 이사의 발표에 따르면 양파 작업 트랙터 기준으로 1년 동안 절감할 수 있는 인건비는 744만 원에 달한다.
특히 농작업 시 발생하는 평균 로스율 10%(숙련 농민 기준)를 플루바 오토를 사용하면 3% 미만까지 낮출 만큼 정밀하게 통제할 수 있다. 실제로 마늘 1ha를 1년 동안 경작할 경우, 이 같은 로스율 경감 효과만으로도 연간 283만 5000원의 추가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께 공개된 과수원 무인 자율 방제 로봇인 ‘플루바SS’도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카메라와 GPS, AI 기술을 융합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이 로봇은 최대 8m까지 약제 분사가 가능하며, 야간과 새벽 시간을 포함해 24시간 연속 무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경영비 면에서도 일반 경유 방제기를 사용할 때 한 달 연료비가 약 140만 원(경유) 소요되는 반면, 플루바SS의 월 전기세는 5만 2300원 수준에 불과하다. 4500만 원이라는 초기 도입 비용이 들지만, 인건비와 작업 시간 단축을 고려하면 기계 구입에 따른 투자 금액 회수 기간은 대략 1~2년 내외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제·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에 입주한 혁신 기업들의 생육 분석 및 자동 제어 기술도 한 단계 진화했음을 보여줬다.
국책 R&D 사업을 통해 영상 기반 생육 생체 분석 시스템을 개발한 ㈜성호코퍼레이션은 AI 의사결정 기반 농업 자동 관리 수확 로봇인 ‘EVE Clever’를 소개했다. 피노믹스 카메라에 80만 장의 생육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세그멘테이션(분할) 기법을 활용해 픽셀 단위로 사물을 구분하도록 소프트웨어를 가공한 기술이다. 이를 현장에 적용한 결과 방울토마토 120%, 멜론 114%, 장미 105% 등 대다수 시설 작물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결과적으로 농가 소득 측면에서 멜론은 3배, 토마토는 75%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온실 에너지는 오히려 84.4% 감소하는 효과를 냈다.
경농이 선보인 ‘에어포그’는 5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립자를 분사해 15분 만에 온실 방제를 완료하는 정밀 방제 기술이다. 약제가 공중에 40초 이상 체류하며 잎 뒷면까지 미세하게 부착돼 기존 인력 분무기 대비 노동력을 83% 절감해 준다. 여름철 고온기에는 온실 내부를 식혀주는 쿨링 기능으로, 겨울철 동절기에는 정밀 습도 조절용으로 활용도가 높다.
에스에스엘(SSL)의 ‘온실용 자율관수 시스템’은 증발산량과 배액량 등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숙련농의 오랜 경험적 관수 방식의 데이터화로, 정밀한 자율 관수를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농가들을 분석한 결과, 기존 관수 방식 대비 작물 생산량은 15% 증가했고, 상품성이 높은 G등급 작물 생산량은 83%나 늘었다. 반면, 폐기 작물은 16% 감소했으며, 작물의 평균 무게 역시 기존 방식보다 22% 높게 측정됐다.
최근 유가 급등과 탄소중립 정책이 맞물려 에이엘테크가 제안한 ‘공기열 히트펌프’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외부의 열을 펌핑해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이 기술은 에너지 비용 상승에 대응할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설치 비용은 약 8000만 원(1000평 기준·자부담)에서 1억 2000만 원 선으로 초기 비용 부담은 적지 않다. 그러나 연중 작물을 재배하는 곳에서는 면세유 절감 효과가 막대하다. 딸기 농가는 연간 1500만 원, 방울토마토 농가는 연간 3000만 원의 면세유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엘테크 관계자는 “딸기의 경우 야간 제습을 통해 병해를 예방하고 출하량을 늘리면 투자금 회수 기간은 약 2~3년이며, 여름 토마토를 생산해 평균 단가를 2배 이상 확보할 경우 투자금 회수는 1~2년 만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