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형 태양광, 농사 수익 감소 이겨낼 ‘햇빛 소득’ 대안 될까?

산업교육연구소, 4월 29일 영농형 태양광·햇빛소득마을 세미나 개최 전문가들 "수확량은 최대 32% 감소·소득은 6배 급증" 실증 데이터 발표 하부 적합 작물·재배 기술 개발 등 농가 소득 보전 위한 최적화 모델 필요

이현우 기자
승인 2026.04.30 09:00수정 2026.07.13 15:48
산업교육연구소는 4월 29일 '영농형 태양광, 햇빛소득마을 세미나'를 개최했다.
산업교육연구소는 4월 29일 영농형 태양광·햇빛소득마을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정부가 농가 소득 증대와 재생 에너지 확대를 위해 영농형 태양광 설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시설 하부 작물의 수확량이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최대 32%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실증 데이터가 발표됐다.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 보전을 위해서는 하부 환경에 최적화된 작물 선발과 재배 기술 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업교육연구소가 4월 29일 ‘영농형 태양광·햇빛소득마을의 정부 정책과 최근 트렌드 및 사업화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국립식량과학원 이채원 농업연구사는 영농형 태양광 하부의 작물 생산성 평가 실증 데이터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영농형 태양광, 작물 생산 감소 불가피=이날 이채원 연구사의 발표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하부 논에서는 일반 노지 대비 뚜렷한 환경 변화가 관찰됐다. 태양광 패널로 인한 차광은 빛이 강할수록 차광률이 증가하여 노지 대비 최대 30% 이상의 광량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작물 생육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벼의 경우 광합성 효율이 떨어지면서 줄기가 가늘고 길게 자라는 웃자람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벼의 간장(키)은 일정 차광률 이상이면 작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마디 수와 이삭당 알 숫자도 감소해 수확량이 줄어들었다.

실제 영농형 태양광 하부의 벼 수확량은 노지 대비 약 13~19% 감소했다. 또한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고 완전미 비율이 낮아지는 등 품질 저하 문제도 확인됐다.

밭작물도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 고구마는 노지 대비 약 18~32%, 옥수수 약 18%, 콩 약 13~24% 감소했다. 이채원 연구사는 “고구마 같은 구근 작물은 일조량 부족으로, 괴근(뿌리)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도복(쓰러짐)과 병해충도 영농형 태양광 설치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웃자란 작물은 줄기가 연약해져 태풍·강우 시 쉽게 쓰러지고 수확기 수발아(이삭에서 싹이 트는 현상)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조량이 적고 습도가 높은 환경에선 벼 흰잎마름병, 밀 흰가루병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농작업 편의성도 해결 과제다. 태양광 지지물로 인해 트랙터·콤바인 등 대형 농기계의 운행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설계 단계부터 3.5m 이상의 기둥 높이와 충분한 기둥 간 간격 확보가 필수적인 이유다.

▲농가 소득 상승 기대=작물 생산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영농형 태양광으로 생산한 안정적인 전력이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임철현 교수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987만 2000원)과 벼(114만 1946원)를 재배한 소득은 1101만 3946원(20a 기준)으로, 대조구(170만 3078원) 보다 6.46배 소득이 높았다.

특히 고소득 작물 재배와 영농형 태양광을 병행할수록 소득 기대치가 더욱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표적인 고소득 작물인 블루베리와 영농형 태양광을 함께 하면 소득은 3202만 7474원으로, 대조구 보다 약 600만 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했다.

임철현 교수는 “블루베리의 단위면적 수익은 벼와 비교해 최대 18.7배 증가한다. 대단위 개발은 벼, 소규모 개발은 고부가가치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향후 과제=이날 참석자들은 영농형 태양광이 농민들에게 '햇빛 소득'이라는 추가 수익을 제공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농업 현장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날 한 참석자는 “앞으로 작물별 최적의 차광률을 찾아내고, 농기계 작업이 원활하도록 시설 설계 단계부터 농업 전문가와 공학 전문가가 협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립식량과학원도 영농형 태양광 하부에 최적화된 작목과 품종을 선발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차광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내음성 품종을 찾고, 부족한 광량을 보완할 수 있는 적정 시비(거름주기)량과 재배 밀도 등을 정립할 전망이다.

이채원 연구사는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보전과 신재생 에너지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모델이지만, 농민의 본업인 농업 생산성이 유지돼야 지속 가능하다"며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재배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확립해 보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 기사

2546억 원 ‘국가 농업 AX 플랫폼’ 첫발…AI 청사진, 현장 뿌리 내릴까2546억 원 ‘국가 농업 AX 플랫폼’ 첫발…AI 청사진, 현장 뿌리 내릴까2026.07.29"양파밭 갈아엎는 비극 끊으려면"... 농업 AI 핵심은 '소비 데이터' "양파밭 갈아엎는 비극 끊으려면"... 농업 AI 핵심은 '소비 데이터' 2026.07.28[Q&A] 발사 성공 농림위성, 작황 예측부터 농가 맞춤 서비스까지 어떻게 쓰일까?[Q&A] 발사 성공 농림위성, 작황 예측부터 농가 맞춤 서비스까지 어떻게 쓰일까?2026.07.23“관람객은 북적, 바이어는 어디에?”…AFPRO 박람회, B2B·해외 판로 부재에 ‘아쉬운 탄식’“관람객은 북적, 바이어는 어디에?”…AFPRO 박람회, B2B·해외 판로 부재에 ‘아쉬운 탄식’2026.07.22대동, DJI 드론 3종 앞세워 농업용 드론 시장 정조준대동, DJI 드론 3종 앞세워 농업용 드론 시장 정조준2026.07.21“하늘엔 농림위성, 땅엔 AI”…‘데이터 농정’ 닻 올렸다“하늘엔 농림위성, 땅엔 AI”…‘데이터 농정’ 닻 올렸다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