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도축장에도 AI 로봇 뜬다…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총 28억 투입해 상용화 추진

‘AI 응용제품 신속상용화 지원사업’ 선정…국고 19억 확보로 자동화 로봇 도입 물꼬 타격로봇 2기·이분도체로봇 1기 도입…연간 2억 7900만 원 예산 절감 기대

이현우 기자
승인 2026.07.07 18:00수정 2026.07.07 18:18
로보스가 개발한 이분도체로봇이 한우를 반으로 자르고 있다.(자료 제공=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로보스)
로보스가 개발한 이분도체로봇이 한우를 반으로 자르고 있다.(자료 제공=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로보스)

국내 최대 소 도축 물량을 자랑하는 농협경제지주 음성축산물공판장이 소 도축 공정에 인공지능(AI) 자동화 로봇을 전격 도입한다. 중견기업 분류로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 놓였던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이 농림축산식품부와의 긴밀한 협의 끝에 애그테크 스타트업과 상생 컨소시엄을 구성, 국고 지원을 이끌어내며 축산 기술 혁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AX혁신성장팀)이 추진하는 ‘농식품 분야 AI 응용제품 산속상용화 지원사업’ 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당초 이 사업은 지원 대상이 ‘중소기업’으로 한정돼 중견기업인 농협경제지주 산하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은 참여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농식품부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거쳐 주관기업인 (주)로보스(중소기업)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극적으로 사업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사업은 2년 과제(2026년 7월 ~ 2027년 12월)로 진행되며, 총 사업비는 28억 원에 달한다. 국고 보조금 19억 원(70%)에 공판장 자부담금 9억 원(30%)이 매칭되는 형태다.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은 이번 과제 유형 중 유사 환경에서 시스템 검증 및 시제품 시험이 완료된 단계(TRL 5~8)를 대상으로 하는 ‘타입2’에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됐다.

위험천만했던 도축 현장, ‘안전성’ 확보와 ‘2억 7900만 원’ 예산 절감 효과 동시에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살펴보면, 올해 7월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2027년 3월에 소 타격 자동화 로봇(2기)이, 2027년 9월에는 소 이분도체 자동화 로봇(1기)이 차례로 현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 로봇들이 현장에 안착할 경우 안전성, 비용성, 생산성 면에서 획기적인 현장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타격(기절) 로봇은 기존 도살총(화약 총기) 미사용으로 근골격계 질환 및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특히 연간 2억 5000만 원에 달하던 도살총 소모품 구매 비용이 전액 절감된다. 또한, 정확한 레이저 조준 타격을 통해 소가 쓰러질 때 발생하는 근출혈 등의 하자가 감소해 농가 민원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작업자가 대형 톱날로 소를 반으로 자르던 위험한 공정을 이분도체 로봇이 대체한다. 연간 6500만 원이 들던 톱날 및 기계 소모품 비용이 절감되며, 정밀 센싱을 통해 소 척추 중심을 정확히 분리함으로써 등심 손실을 최소화해 품질을 높인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운영 비용의 절감’이다. 현재 도축 라인 유지비로 연간 3억 1500만 원이 소요되고 있으나, 로봇 도입 후 예상되는 연간 유지관리비는 3600만 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현행 대비 연간 약 2억 7900만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되며, 극심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도축 현장에서 3명의 인력 운영 부담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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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도축 환경’ 완벽 보정 통한 지육 품질 향상·직원 피로도 하락 기대
국내 소 물량의 6분의 1을 소화하는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에 이 로봇들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된다면 그 상징적 의미는 매우 크다. 그러나 도축 업계 전문가들은 화려한 기술 이면에 숨은 현장 변수를 완벽히 제어해야만 진정한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로보스 박원석 상무는 “도축장 내부는 메인 컨베이어의 흔들림이 심하고 탕박 및 세척 과정에서 김(포그)이 많이 발생해 AI 비전이 좌표를 잡기 매우 척박한 구조”라며, “우리는 라이더 스캐너에 송풍 장치를 달아 환경 방해 요소를 기술적으로 보정, 열악한 환경에서도 경쟁사 대비 성공률을 2% 이상 끌어올렸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우는 개체당 가격이 돼지보다 10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단 1~2%의 에러율도 공판장과 농가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힐 수 있다.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이승범 부장장 역시 속도 경쟁보다는 ‘세밀한 품질 검증’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이 부장장은 “기계가 들어온다고 무조건 속도만 올리면 가죽이 상하거나 고기 상품성이 떨어져 중도매인들이 외면하게 된다”라며, “설치 초기에는 로봇과 숙련된 작업자의 수동 작업을 병행하며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계 도입으로 작업시간을 30분만 더 확보하더라도 현장 직원들의 피로도가 줄어들어 전체적인 지육 품질이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제언했다.

국내 최초를 넘어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소 도축 자동화 프로젝트가 위기에 직면한 국내 축산 물류 생태계에 새로운 표준 경영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한우를 실은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한우를 실은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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