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농기계] 잡초 4000개를 1초 만에 '순삭'…‘화소 단위 AI 제초 로봇’ 등장

세계 최초로 3가지 초형으로 잡초 분류… 맞춤형 약제 처방 기반 마련 기술 상용화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통한 산업 체질 개선 수반돼야

백철현 기자
승인 2026.07.31 15:36수정 2026.07.31 15:48
전북대 지능형로봇연구소에서 개발한 제초 로봇 플랫폼.
전북대 지능형로봇연구소에서 개발한 제초 로봇 플랫폼.

노지 제초 작업의 어려움을 해결할, 지능형 AI 제초 로봇이 등장했다. 전북대 지능형 로봇 연구소 김형석 교수팀은 기존 글로벌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한국형 농가 환경에 최적화된 정밀 제초 로봇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데모 시연을 마쳤다.

그동안 드론 방제나 자율주행은 상용화됐으나, 작물과 잡초를 실시간으로 구별해내는 제초 기술은 미답의 영역이었다. 연구팀은 전자공학과 인공지능·로봇 기술을 융합해 인간의 시각 한계를 극복하는 솔루션을 찾아냈다.

64비트 GPU와 잉크젯 원리 융합… 작업환경·형태 변해도 잡초 식별
이 솔루션은 파종 직후부터 37일까지 작물이 자라며 형태가 변해도 잡초를 식별한다. 또한, 여름 장마철의 강한 햇빛이 만드는 새까만 그림자 속에서도 잡초를 정확히 구분하며, 야간에는 서치라이트를 켜고 밤낮없이 작업할 수 있다. 나아가 잡초를 3가지 종류(풀의 형태)로 분류해 그에 맞는 전용 제초제를 선택 처방할 수 있는 정밀함을 갖췄다. 또한, 일조량이 변하거나 석양이 질 때 등 주변 환경이 변화해도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김형석 교수는 "인간의 뇌는 한 화소에 대해 약 32단계(5~6비트)의 구별성만 갖지만, 10비트만 돼도 거의 무한대의 숫자를 표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AI 시스템은 HBM 메모리와 64비트 최신 GPU의 연산 능력을 통해 오차가 거의 없으며, 화소 단위로 정확하게 영역을 계산하며 식별한다”라며 “실험 결과를 보면 사람보다 잡초 구분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외국 글로벌 기업의 '비산식 분무' 방식은 바람이 센 노지 벌판에서 약제가 날려 주작물까지 죽이는 약해 문제가 있었으며, 대안으로 나온 글로벌 '레이저 제초기'는 정밀하고 친환경적이지만 기기 가격이 20억 원에 달한다. 또한, 무빙파트가 로봇 팔이기 때문에 속도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잡초 제거 속도가 초당 27.8개에 불과해 잡초가 무성한 현장에서는 적용이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잉크젯 프린터 원리'를 전격 도입했다. 로봇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AI가 약제의 낙하 위치를 계산해 잡초 중심부에만 약제를 정밀 분사한다. 또한, 8mm 간격으로 배열된 150개의 노즐을 통해 초당 무려 4000개의 잡초를 제거한다. 이는 사람이 걸어가는 속도로 완벽하게 제초가 가능한 수준이다. 현재는 밭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증 중이며, 과수나 타 작물로도 활용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예초기 6대 몫 해내는 제초로봇
연구팀의 제초로봇은 사람의 감시 없이도 운용할 수 있으며, 제초 속도는 시간당 0.09h(약 272평)로 8시간 동안 0.72h(2178평)의 제초가 가능하다. 사람 1명이 예초기로 작업을 하는 것과 작업 면적을  비교하면 시간당 2.5배~3배, 하루(8시간 기준) 기준으로는 4~6배까지 작업이 가능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로봇 플랫폼의 노즐에서 제초제를 분사하는 것이 아닌 예초기를 장착한 친환경 제초기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기술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상용화까지는 아직 과제가 남아 있다.
김형석 교수는 “농민들이 거칠게 다루는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기계적 내구성'은 아직 보완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업과 연결돼야 한다”라며 “정부가 혁신 기술을 가진 대학 연구소 및 스타트업과 공동 상용화를 추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산업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백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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