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는 스마트화되는데 인력·인식은 제자리…미래 50년 위해 ‘소통·확장’ 주도할 것”

[미니 인터뷰] 정선옥 한국농업기계학회 회장 ‘인력 고갈’ 현장 생태계 구축 시급…농업기술센터 등 실무 인력도 학회로 안아야 창립 50주년 춘계대회 600여명 몰려 대성황…하반기 부산서 ‘산학협력·수출’ 정조준

이현우 기자
승인 2026.05.20 09:00수정 2026.07.07 18:52
KakaoTalk_20260520_113711445_01.jpg
한국농업기계학회 정선옥 회장(충남대 교수)

“30년 전 처음 무인 트랙터와 정밀농업 연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선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에서 그게 왜 필요하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불과 2~3년 전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죠. 이제야 위기감을 느낀 정부와 업계가 ‘첨단 기술 외엔 돌파구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이처럼 시류는 급변하는데 현장 생태계와 인식은 아직 과거에 멈춰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지난 13~16일 나흘간 제주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춘계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정선옥 (사)한국농업기계학회장(충남대 교수)을 만났다. 국내 최초 무인 트랙터 연구과제 참여를 시작으로 스마트농업 분야의 기틀을 닦아온 정 회장은 인터뷰 내내 패러다임 전환기 속 ‘현장 생태계 조성’과 ‘학회의 구심점 역할’을 강조했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창립 50주년 춘계학술대회가 역대급 규모로 치러졌고 많은 사람들의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학회장 취임 후 ‘회원들이 정말 오고 싶어 하는 학회’를 만들고 싶었다. 그동안 학회가 대학교수와 농진청 연구진 중심의 닫힌 구조였다면, 이제는 영역을 깨고 확장해야 한다. 농기계 산업의 한 축인 생산업체와 R&D 기업, AI·로봇을 연구하는 출연연구소는 물론, 농민과 직접 만나는 전국 시군농업기술센터의 농기계 담당자들까지 모두 학회로 모여야 한다. 현장 인력이 빠진 농업기계화는 알맹이가 없는 것과 같다.
이번에 과감하게 장소를 휴양형 리조트로 바꾸고 기술 특강과 현장 인력 중심의 특별세션을 대폭 늘렸다. 그 결과 평소 300~400명 수준이던 참가 인원이 이번 춘계대회에는 6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소통과 확장의 가능성을 본 뜻깊은 자리였다.”

-특히 둘째 날 진행된 ‘인력 세션’이 현장의 큰 공감을 얻었다. 농기계 인력 고갈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현재 지능형 농기계와 AI 기술은 무섭게 치고 나가는데, 이를 운용하고 관리할 현장 생태계는 고사 직전이다. 당장 농업기술센터 임대사업소부터 석·박사급 전문 인력을 채용해 스마트 장비를 운용하고 농민을 교육할 새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순환보직과 처우 문제로 기술 단절만 심화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청년 인재를 키워도 경력 장벽에 가로막혀 타 산업으로 유출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기술, 자격증, 현장 조직, 예산이 한데 맞물리는 실질적인 대책을 학회가 중심이 되어 정부에 제안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 열릴 추계학술대회는 어떻게 구상하고 계시는지.
“임기 2년 동안 나의 핵심 키워드는 ‘산학협력’이다. 국내 내수 시장을 다지고 수출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산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오는 10월 20~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추계학술대회의 대주제 역시 ‘농업기계 산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 시장 확대 방안’으로 구상 중이다. 이번 추계대회는 일본, 대만과의 공동학술대회 형태로 개최되며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등이 깊이 있게 다뤄질 것이다.”

-앞으로 학회가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비전은 무엇인가.
“최근 경희대, 세종대 등 주요 대학에 스마트팜 관련 학과들이 신설되고 있는데, 이들이 찾아올 메인무대는 결국 우리 한국농업기계학회다. 우리 학회가 농업기계화 분야의 명실상부한 구심점이 돼 산·학·관·연을 유기적으로 묶어내야 한다. 학회 등록 인원을 넘어 신규 회원 가입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우주농업, 바이오, 식품 등 타 학문과의 융복합 세션을 끊임없이 확장해 가겠다. 농업기계 산업의 미래 50년을 선도하는 역동적인 학회를 만들겠다.”

이현우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 기사

농기계도 ‘소프트웨어’ 전성시대…‘GLINS’, 플랫폼·표준화로 글로벌 티어1 장벽 넘는다농기계도 ‘소프트웨어’ 전성시대…‘GLINS’, 플랫폼·표준화로 글로벌 티어1 장벽 넘는다2026.05.14농기계 산업 ‘스마트화’ 가속되는데…현장은 전문 인력 부족 호소농기계 산업 ‘스마트화’ 가속되는데…현장은 전문 인력 부족 호소2026.05.14농업기계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춘계학술대회 제주서 성료농업기계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춘계학술대회 제주서 성료2026.05.14"FOB 부산 팸플릿으론 백전백패"… 농기계 수출, '가치사슬·금융' 패키징이 성패 가른다"FOB 부산 팸플릿으론 백전백패"… 농기계 수출, '가치사슬·금융' 패키징이 성패 가른다202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