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코퍼레이션, 미국 베이커스필드서 ‘피지컬 AI’ 농업로봇 현지 실증 추진
박성호 대표, 카렌 고 시장 면담… UC데이비스와 2세대 ‘이브클레버’ PoC 11월 현지 투자 서밋서 기술 공개… ‘메이드 인 베이커스필드’ 생산 목표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농업국 작물보고서에 따르면 컨카운티는 2024년 한 해 79억 6000만 달러(약 10조 5728억 3000만 원, 2026년 10월 20 환율 기준) 어치의 농산물을 생산했다. 미국 최대 농업 생산지 가운데 하나다. 생산액 1·2위인 감귤류와 포도는 대부분 사람이 손으로 수확하고, 미국산 당근의 약 80%가 이곳에서 나온다. 피스타치오·아몬드도 주력 품목이다. 이 지역 중심 도시 베이커스필드에서 국내 농업로봇 기업 성호코퍼레이션이 ‘피지컬 AI(Physical AI)’ 기반 농업 자동 관리·수확 로봇 ‘이브클레버(EVE Clever)’ 실증에 나선다.
성호코퍼레이션은 박성호 대표가 지난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시청을 방문해 카렌 고(Karen Goh) 시장과 면담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성호코퍼레이션의 미국 시장 연착륙(소프트랜딩)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성호코퍼레이션은 현지 실증(PoC) 초기 사업비로 100억 원을 시에 요청했으며, 사업 규모에 따라 최대 300억 원까지 논의하고 있다.
베이커스필드 첫 아시아계 시장으로 2017년부터 시정을 이끌고 있는 고 시장은 “피지컬 AI와 농업의 결합은 캘리포니아 농업의 미래에 커다란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성호코퍼레이션의 AI 농업 자동 관리·수확 로봇이 미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현지 PoC 실증 사업과 투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호코퍼레이션이 베이커스필드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미 상무부가 주관하는 외국기업 투자 유치 행사 ‘셀렉트USA 투자 서밋(SelectUSA Investment Summit)’이었다. 2026년 5월에 열린 이 행사에서 성호코퍼레이션의 농업 기술에 관심을 보인 곳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워싱턴주 벨뷰·커클랜드,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 등이다. 성호코퍼레이션은 이 가운데 동·서부에 역할을 나눠 거점을 정했다. 실증과 기술 현지화는 농업 환경이 뛰어난 서부 베이커스필드에서 진행하고, 금융 지원과 규제·인증, 사업화, 법인 설립에 따른 법률 업무는 동부 페어팩스카운티에서 맡는 구조다. 미국 법인도 페어팩스카운티에 세운다.
박 대표는 “캘리포니아는 농업 환경이 좋아 현지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브클레버를 고도화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베이커스필드에서 실증과 기술 소프트랜딩을 진행하고, 금융·규제·인증과 법인 관련 업무는 동부에서 풀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과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미국 진출을 지원했다.
실증에는 성호코퍼레이션이 새로 선보인 2세대 노지형 크롤러(무한궤도) 타입 이브클레버가 투입된다. 실증 작물은 오렌지 등 감귤류를 비롯한 과수와 당근, 체리, 피스타치오 등이며, 우선 오렌지에서 로봇 성능을 검증한다. 실증은 UC데이비스(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와 산학 연계로 진행된다. 투입 시기와 대수, 실증 농장은 확보되는 사업비 규모에 따라 확정된다.
2세대 이브클레버는 국내에서도 실증 무대를 넓히고 있다. 경북 영주시 사과 과원 실증 사업에 선정돼 크롤러 타입 4대가 투입된다.
성호코퍼레이션이 내건 최종 목표는 ‘메이드 인 베이커스필드’다. 고 시장이 우수한 농업 장비의 지역 투입을 환영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실증 이후에는 베이커스필드 현지에서 로봇을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서비스 거점은 동부 법인 체제를 갖춘 뒤 구축할 계획이다.
첫 공식 무대는 11월 8일(현지시간) 개막하는 투자 유치 행사 ‘언바운드: 컨 캐피털 서밋 2026(Unbound: Kern Capital Summit 2026)’이다. 베이커스필드시와 지역 경제협력단체 B3K 프로스페러티가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투자자와 지역 기업인, 시민사회 리더들이 모인다. 박 대표는 이 행사에 초청받아 성호코퍼레이션과 이브클레버를 소개하고 투자 유치에 나선다.
박 대표는 “미국 농업의 중심지인 베이커스필드시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기반 농업로봇 솔루션을 세계 시장에 입증하겠다”며 “실질적인 PoC 성과와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첨단 농업로봇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