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지으며 전기도 판다…‘영농형 태양광법’ 국회 본회의 통과

농식품부, 식량안보·농가소득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재생에너지지구 내 농업진흥지역 설치 허용…6개월 후 시행

백철현 기자
승인 2026.05.04 09:00수정 2026.07.13 15:57
농촌 지역에 설치된 영농형 태양광 시설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농작물을 관리하는 모습. 사진=구글 제미나이(Gemini) 생성 AI
농촌 지역에 설치된 영농형 태양광 시설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농작물을 관리하는 모습. 사진=구글 제미나이(Gemini) 생성 AI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태양광 발전 수익도 거둘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회는 5월 7일 본회의에서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영농형태양광법)’ 제정안을 가결했다. 이번 법안은 식량안보 확보, 질서 있는 도입, 수익의 내재화라는 3대 원칙으로 마련됐다. 이번 제정안의 핵심은 발전 수익이 농촌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기존 농촌 태양광이 외부 업자의 농지 전용으로 인해 농지 훼손과 수익 유출 문제를 야기했던 점을 개선했다.

참여 주체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며 실경작 중인 농업인과 주민참여협동조합으로 제한되며, 임차농을 보호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을 자동으로 갱신할 수 있는 의무와 임대료 상승 폭을 5% 이내로 제한해 임차농의 영농권을 보장했다.

그동안 보존 가치가 높아 태양광 설치가 엄격히 제한됐던 농업진흥지역(절대농지)에도 변화가 생긴다. 원칙적으로 영농형 태양광은 진흥지역 밖 농지에만 허용되지만, ‘농촌공간재구조화법’에 따라 지정된 ‘재생에너지지구’ 내에서는 진흥지역이라도 사업이 가능하다. 이는 정부가 계획적인 집단화 구역 내에서는 규제를 완화해 에너지 자립 마을(햇빛소득마을)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농사를 짓지 않고 전기만 파는 이른바 ‘가짜 영농’을 막기 위해 엄격한 사후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발전 사업자에게 영농 이행 및 시설 관리 의무를 부여하며, 이를 위반하면 시정명령과 과징금은 물론 사업권 취소라는 강력한 처분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대신 성실한 사업자에게는 정책자금 융자와 교육·컨설팅 등 패키지 지원을 제공한다.

‘영농형태양광법’은 5월 중에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다. 향후 하위법령에는 영농형 태양광 사업 허가 절차·기준, 재배 부적합 작물, 각종 제재에 대한 수준과 과징금, 시정명령에 대한 구체적인 수준, 재생에너지지구 지정에 관한 사항 등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태양광 시설 하부 작물의 수확량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농수산대학교의 2024년 실증 연구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 설치 시 작물별 평균 감수율(특정 원인으로 수확량이 줄어든 비율)은 벼 15.7%, 콩 16.4%, 배추 17.7%, 마늘 22.4%, 포도 24% 등으로 나타났다. 전체 작물 평균 감수율은 약 20% 수준이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김소형 에너지정책과장은 “일반적으로 (태양광 시설 아래에서 재배하면) 단순 농업 대비 농업 생산량은 20% 정도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녹차, 블루베리처럼 오히려 품질이 더 좋아지는 작물도 있어서 농업 보조시설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특정 작물로의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김 과장은 “특정 작물 편중이나 생산량 감소 문제는 향후 농촌진흥청 등 관계 부처와의 실증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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