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처’ 입고 노지까지 영토 넓힌 스마트팜 표준화…현장 안착의 조건
농진원, 64기종 국가표준 확산 사업 착수…기업 맞춤형 지원 체계 전환
(사진 제공=한국농업기술진흥원)
국내 스마트농업이 '장비 간 불통(不通)'이라는 고질적인 장벽을 깨고 대대적인 표준화 확산에 돌입한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이석형)이 올해부터 시설원예와 축산에 머물던 표준화 대상을 노지 분야까지 확대하고, 기업 맞춤형 '이용권(바우처)'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애그테크 업계와 농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 전문가들은 표준규격의 양적 확대를 넘어, 고령 농업인의 조작 편의성 확보와 도입 농가의 실질적인 수익성(ROI) 검증이 병행돼야만 진정한 '표준화 생태계'가 안착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시설·축산 넘어 '노지'로…64기종으로 확대된 국가표준=그간 농업 현장에서는 서로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팜 장비 간 연동 기준이 부족해 유지·보수와 운영에 큰 불편을 겪어왔다. 특정 부품이 고장 나면 전체 시스템을 교체해야 하거나, 장비 간 데이터 호환이 되지 않아 스마트 기능이 반쪽짜리에 그치기 일쑤였다.
농진원은 이러한 현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지난 4월 1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스마트팜 정보통신기술(ICT) 기자재 국가표준 확산 지원사업’ 착수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 사업의 가장 큰 변화는 지원 범위의 대폭적인 확장이다. 기존의 시설원예·축산 중심에서 탈피해, 물 주기 장치와 회전식 물뿌리개(스프링클러) 등 논밭에서 사용되는 노지 장비까지 국가표준 적용 대상으로 포함했다. 이에 따라 지원 대상 장비는 총 64종으로 늘어났다.
올해 사업에 참여하는 40개 기업은 국가표준을 적용한 장비와 서비스를 개발·보급하며 현장 확산의 마중물 역할을 맡게 된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맞춤형 바우처'로의 체질 개선=올해부터 도입된 '이용권(바우처)' 방식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과거 일률적이었던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참여기업이 시제품 개발, 현장 시험, 보급 등 기업별 성장 단계와 상황에 맞게 필요한 분야를 직접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농진원 스마트농업본부 김용호 본부장은 착수 행사에서 “현장에서는 장비 간 호환성이 낮아 고장 수리나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목소리가 높다”라며, “앞으로 기종별 표준규격을 신속하게 적용해 농업인들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농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현장 밀착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표준화 사업 확산이 국내 애그테크 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신호탄이 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