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폭염에 가축 119만 마리 폐사…‘2세대 육계 스마트팜’, 축사 온도 2℃ 낮췄다

농진청, 주행형 환경관리장치·능동형 환기제어·통합관리시스템 개발 1세대 대비 생산지수 4.8%↑·암모니아 20.7%↓·전력 35.2%↓ 1세대 갖춘 농가는 5000만 원 추가로 5년 이내 회수…2027년 8개소 시범 보급

이현우 기자
승인 2026.08.28 12:50수정 2026.08.28 16:09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2세대 스마트팜 실증을 실시한 전북 남원의 육계 농장 전경(사진 제공=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2세대 스마트팜 실증을 실시한 전북 남원의 육계 농장 전경(사진 제공=농촌진흥청)

올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폭염일수는 21.8일(8월 27일 기준)에 달한다.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을 센 수치다. 밤 최저기온이 25℃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일수도 25일에 이르렀다.

더위는 축사로 그대로 들어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9일 실시한 여름철 수급안정대책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이번 폭염으로 약 119만 마리의 돼지·가금 등의 가축이 폐사했다. 

더위만의 문제도 아니다. 유동조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사육 기간은 5주 안쪽으로 상당히 짧긴 하지만 3주 정도 되면 닭들이 암모니아 가스 등으로 인해 기침·가래 섞인 호흡을 한다”며 “그게 심해지면 폐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도든 가스든, 축사 안이 나빠진 뒤에 손을 쓰면 이미 늦는다는 것이 유 부장의 설명이다.

축산 분야에 스마트팜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여기서 나온다. 농장주의 경험과 사후 대응에만 기대서는 기후 변동 폭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폐사 피해가 집중되는 육계를 겨냥한 기술이 나왔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축사에서 수집한 사료 섭취량과 온도·습도 데이터를 사양·환경 관리에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을 개발하고 현장 실증을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혁신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전남대학교, ㈜이모션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기존 환기 방식과 능동형 환기 제어에 따른 효과 비교(자료 제공=농촌진흥청)
기존 환기 방식과 능동형 환기 제어에 따른 효과 비교(자료 제공=농촌진흥청)


기존 1세대 육계 스마트팜은 사료 공급과 급수, 환기 등을 자동화한 개별 장비 중심이어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보급도 충분하지 않다. 농촌진흥청은 양계(산란계·육계)를 사육하는 약 1만 8000농가의 7% 정도가 1세대 스마트팜을 도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세대는 △축사 환경 측정과 바닥 관리를 지원하는 주행형 환경관리장치 △환기 필요량을 예측해 제어하는 능동형 환기제어 기술 △환경·사양 정보를 한 화면에서 관리하는 통합관리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공개된 효과 수치는 모두 1세대 대비 값이다.

주행형 환경관리장치는 축사 천장 레일을 따라 이동하며 암모니아, 황화수소, 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습도를 여러 지점에서 측정하고, 위치별 차이를 색상 분포도로 보여준다. 습해지기 쉬운 음수라인 주변에 깔짚을 자동 살포하는 바닥 관리 기능을 더해 암모니아 배출량이 20.7% 줄었다.

능동형 환기제어는 외부 기상과 축사 구조, 단열성능, 닭의 발열량을 반영해 필요한 환기량을 미리 계산하는 사전 대응 방식이다. 적용 결과 고온기 낮 시간대 축사 내부 온도가 1.5~2.0℃ 낮아졌고, 터널팬 가동량은 48.3%(2672.9kWh->1472.7kWh), 전력 사용량은 35.2% 감소했다.

실증은 전북 남원의 5만 4000수 규모 무창 현대화 육계사에서 이뤄졌다. 2개 동 가운데 한 동(3만 수)에만 2세대 시스템을 갖추고 나머지 동과 같은 기간 비교했다. 육계는 1회전 사육 기간이 5주 이내로 짧아, 시기를 달리한 전후 비교보다 같은 기간 옆 동과 나란히 비교하는 편이 계절·입추 시기 변수를 덜 탄다.

비교 결과 생산지수는 357에서 374.1로 4.8% 높았고, 사료요구율은 1.47에서 1.42로 3.4% 개선됐다. 출하까지 정상적으로 자란 닭의 비율인 육성률도 96.8%에서 98.8%로 2%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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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은 농가의 출발점에 따라 갈린다. 장길원 국립축산과학원 스마트축산환경과장은 “1450만 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는 1세대 시설이 갖춰진 상태에서 2세대 기술을 추가 적용했을 때”라며 “1세대가 있을 때 2세대만 추가로 했을 때는 5000만 원 정도 초기 비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5000만 원 초기 비용에 1450만 원 정도의 연간 소득을 볼 수 있다면 5년 이내에는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길원 과장은 1세대 설비가 없는 일반 농가에 2세대 스마트팜을 접목하려면 약 8000만~1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제시했다.

실증이 1개 농가에 그친 만큼 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장 과장은 “사육 조건이라든지 방법은 농가마다 다를 수 있다”며 “5%, 2%처럼 상승 효과 수치가 모든 농가에 일률적으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향상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동물복지 개선 효과의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장 과장은 질병 발생률과 폐사율, 스트레스 지표, 행동 변화를 조사했는지 묻자 “스트레스 지수라든지 그런 부분들까지는 세밀하게 아직 조사는 못 했다”며 “우선 이산화탄소라든지 암모니아가스 발생량에 대해서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올해 전북 정읍에 실증농가 1개소를 추가하고, 2027년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8개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시군 요청을 받아 농가 여건과 농장주 의지를 심사해 선정하며, 농가 자부담은 없다. 공동연구 기업인 ㈜이모션이 내년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해외에서는 말레이시아 클란탄주에 1개 농가를 구축하고 3만 수 입식을 앞두고 있다.

관건은 농가의 선택이다. 유 부장은 “제일 좋은 건 농장주들 사이에서 ‘했더니 좋더라’라는 것이 많이 소문이 나야 하는데, 선뜻 돈을 투입한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효과를 확실히 보여주려면 홍보도 많이 해야 하고 정책적으로 유도를 많이 해야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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