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돈 압사·기침 소리 감지하는 AI…양돈장 생산성 올린다

충남대 정선옥 교수팀,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부여·김제 현장 실증 RGB·열화상·소리 센서 융합해 기침·압사 조기 탐지…정확도 90~95% 기록

이현우 기자
승인 2026.07.23 20:31수정 2026.07.23 20:41
실증 농장에 설치된 소리 센서, RGB 카메라 등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사진 제공=충남대)
실증 농장에 설치된 소리 센서, RGB 카메라 등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사진 제공=충남대)

양돈장의 생산성과 수익성은 자돈의 생존율에서 갈린다. 어미 돼지가 자돈을 깔아뭉개 발생하는 압사 사고나 호흡기 질환 초기 조치 미흡 등은 돼지 폐사로 이어져 농가 수익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실제로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발표한 ‘한돈팜스 2025년 전국 한돈 농가 성적’에 따르면 전문 사용자 중 상위 10% 농장의 MSY(모돈 마리당 연간 출하 두수)는 24.4두인 반면, 하위 10%는 15.7두로 상·하위 간 격차가 8.7두에 달했다.

이러한 생산성 차이는 곧바로 농가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 모돈 100두 규모 농장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출하 마릿수가 870두나 차이 난다. 출하 마리당 가격을 53만 5000원(출하 체중 115㎏, 지육률 77.5%, 지육 ㎏당 60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소득 격차는 무려 4억 6545만 원에 달한다. 동일한 농장 규모에도 관리와 생존율 차이 하나로 수억 원의 소득 향방이 결정되는 셈이다.

3중 센서로 '행동·체온·소리' 동시 추적…기침 탐지 정확도 95% 넘어
이처럼 자돈 생존율 제고와 생산성 격차 해소가 양돈농가의 소득 향상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센서 융합기술을 활용한 정밀 모니터링 시스템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충남대학교 스마트농업시스템기계공학과 정선옥 교수 연구팀은 농촌진흥청이 운영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시행하는 ‘2026년 농업기술 산학협력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의 현장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대가 주관하고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이수협 교수팀)가 공동 참여하는 이번 연구는 정선옥 교수팀이 보유한 특허 기술, ‘인공지능 기반 돼지 질병 관리 시스템’과 ‘돈사 질병관리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실제 양돈장에 적용해 기술 검증을 진행하는 단계다.

현장에 투입된 실증 시제품은 돈사 내부 환경을 입체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 3종의 정밀 센서와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 4B) 기반의 데이터 수집 장치(DAQ)를 융합했다. 3종의 정밀 센서는 RGB 카메라(Raspberry Pi Camera V2)와 열화상 카메라(Thermal Expert Q1), 소리 센서(Shure V7 마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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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가 7월 21일 부여군농업기술센터에서 대한한돈협회 부여지부 회원 농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능형 돼지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현장 실증 설명회 및 교육'에서 정선옥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제공=충남대)

우선 RGB 카메라는 돈방별 돼지 수를 자동 계산하고 눕기, 서기, 보행, 급이 등 주요 행동 패턴을 추적한다. 개체 수 및 행동 인식 정확도는 1차 실증 제품 기준 95~97%에 달한다. 열화상 카메라는 돼지 체표 온도의 최대·최소·평균값을 실시간 측정해 발열 의심 개체 및 고온에 따른 열 스트레스 위험을 탐지한다. 소리 센서는 돈사 내 기침 소리(탐지 정확도 95% 이상), 자돈 압사 위험음(정확도 90% 이상), 꼬리 물기 등 이상 발성을 50Hz~16kHz 대역에서 감지해 1.5초 이내에 반응한다.

수집된 영상과 음성 데이터는 무선 통신(Wi-Fi)을 통해 서버로 전송되며, 농장주는 PC 웹 대시보드나 스마트폰 앱으로 돈방 내부 상태를 24시간 원격 점검할 수 있다. 이상 소리나 발열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농가 모바일로 즉시 경고 알림이 전달된다.

연구팀은 충남 부여와 전북 김제의 농장에서 임신돈 및 자돈 돈방에 모듈을 구축하고 데이터 수집 및 AI 모델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21일에는 부여군농업기술센터에서 대한한돈협회 부여지부 관계자 및 농가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와 교육을 열고 기술 시연을 마쳤다.

이번 지능형 모니터링 시스템은 사람이 24시간 상주하기 어려운 돈사 환경에서 AI가 조기 경보 역할을 수행해 자돈 폐사율을 낮추고 MSY 등 양돈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정선옥 교수는 “농장주 또는 농장 직원이 상주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돼지의 상태를 AI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를 확인한 후 돈사를 방문해 조치하면 된다”며 “돼지의 이상 상태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과 인력 절감 등에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현장 실증을 통해 농가가 실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술로 고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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