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밭농사에 단비…한농대 ‘마늘·양파 범용 수집기’ 실용화 박차

전북 김제·경북 고령·충북 단양·강원 원주에서 기술 실증 시연회 및 간담회 개최 마늘·양파는 물론 감자까지 수집 가능한 범용성·상품성 저하 방지 설계 눈길

이현우 기자
승인 2026.07.09 16:02수정 2026.07.09 16:13
경북 고령에서 열린 마늘양파수집기계 시연회 모습(사진 제공=한국농수산대학교)
경북 고령에서 열린 마늘양파수집기계 시연회 모습(사진 제공=한국농수산대학교)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가 밭농업 기계화의 시급한 과제인 마늘·양파 수집기계 보급을 위해 추진한 전국 권역별 현장 실증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사업은 기획재정부의 예산 지원 아래 농정 당국이 고심해 온 ‘R&D 장비 사장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장비를 보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농수산대학교는 기술이전 업체인 농기계 전문기업 (주)불스와 함께 6월 12일 전북 김제를 시작으로 15일 경북 고령, 17일 충북 단양, 25일 강원 원주에서 ‘현장맞춤형 마늘·양파 수집기계 범용화 기술 실증’ 시연회 및 농가 간담회를 전개했다.

이번 실증 사업을 총괄한 한농대 홍순중 교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발했지만 현장 실정에 맞지 않아 농가들이 사용하지 않았던 제품들이 많았다”라며 “이번 사업은 기재부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실용화가 미진했던 기술을 현장 맞춤형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실증에 투입된 신형 장비는 농촌진흥청의 1차 R&D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시제품을 제작해 올해 본격적인 현장 테스트와 홍보에 나선 다목적 밭작물 수집기다. 한국농수산대와 불스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마늘과 양파는 물론, 감자까지 동시에 수집할 수 있는 높은 ‘범용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울러 작물이 대형 자루(톤백)에 담길 때 무게 중심에 따라 적재부가 서서히 하강하도록 설계해, 낙차로 인한 상품성 저하와 상처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강원 원주에서 열린 '현장맞춤형 마늘·양파 수집기계 범용화 기술 실증’ 시연회 및 농가 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한국농수산대학교)
강원 원주에서 열린 '현장맞춤형 마늘·양파 수집기계 범용화 기술 실증’ 시연회 및 농가 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한국농수산대학교)


특히 이번 신제품은 철저히 현장 농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기체의 ‘콤팩트화(소형화)’와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주)불스의 권승귀 소장은 “기존 수집기 제품들은 기체가 다소 크고 선회나 차량 상차 시 너무 길다는 농가들의 요구가 있어, 이번 신형 장비는 기존보다 전체 길이를 50~60cm가량 대폭 줄여 콤팩트하게 설계했다. 또 기존 제품 가격(9800만 원)보다 저렴한 9000만 원 정도에 판매해 농가 부담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농가 편의성을 극대화한 조작법도 강점이다. 권 소장은 “일반 콤바인을 운전할 줄 아는 작업자라면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도록 범용성 있게 설계했다”며 “현장에서 간단한 기능 설명만 들어도 농민들이 직접 운전하고 작업할 수 있을 만큼 조작이 직관적이고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6월에 권역별 실증 결과, 양파와 마늘 수집 등 전반적인 작업 성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교육에 참석한 충북 단양의 박철 씨는 “마늘은 적기 수확은 중요하지만 일손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며 “현장에서 기계를 다뤄보니 조작이 간편하고 효율적이어서 밭에서 활용하면 인건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주산지 및 토질별 특성에 따른 향후 기술 고도화 과제도 명확히 도출됐다. 크기가 작은 마늘이 체인 사이에 끼는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농수산대 연구진은 체인 간격을 기존 5.5cm에서 2~3cm로 촘촘하게 줄이는 보완책을 마련했다. 또한 돌이 많은 강원도 석력지(자갈밭) 토양에서는 체인 컨베이어 방식을 통해 작물과 비슷한 크기의 자갈이 함께 상차되면서 작업 속도가 떨어지는 부하 문제가 확인됐다.

권승귀 소장은 “기계 특성상 작물과 돌을 완벽히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돌이 없는 밭에서는 흙덩어리 일부 외에 큰 무리 없이 작업이 가능하지만, 돌이 많은 강원도 지역까지 완벽하게 대응하기에는 아직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이번 현장 실증 과정에서 나온 의견을 앞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전북 김제에서 열린 현장맞춤형 마늘·양파 수집기계 범용화 기술 실증’ 시연회에서 참석 농가들이 시연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제공=한국농수산대학교)
전북 김제에서 열린 현장맞춤형 마늘·양파 수집기계 범용화 기술 실증’ 시연회에서 참석 농가들이 시연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제공=한국농수산대학교)

원주 교육에 참여한 권용철 씨는 “우리 지역의 밭은 돌이 많아 기계 작업이 까다롭고 고장이 잦다”며 “이번 시연회를 통해 지역 토질에 맞는 맞춤형 기계로 업그레이드해 현장에 빠르게 보급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농대와 (주)불스는 이번 권역별 현장 실증을 통해 얻은 농가 피드백과 기술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비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홍순중 교수는 “사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11월까지 실증에서 나온 문제점들을 철저히 개선할 것”이라며 “제조업체가 고도화된 내용을 바탕으로 장비를 보완해, 농가에 빠르게 완성도 높은 제품을 판매하고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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