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실패가 진짜 농업 기술을 만든다”…영토 넓히는 서종효 청년농연합회장의 뚝심

자발적 연대 ‘청연’으로 목소리 내고, AI·해외 육묘 기술로 미래 농업 주도한다

이현우 기자
승인 2026.07.15 14:33
서종효 청년농연합회장이 환화게 웃고 있다.(사진 제공=서종효)
서종효 청년농연합회장이 환화게 웃고 있다.(사진 제공=서종효)

농업의 미래를 말하는 이들은 많다그러나 흙을 묻혀가며 현장에서 뼈를 깎는 실패를 경험하고이를 바탕으로 다시금 첨단기술을 논하는 이는 흔치 않다대구 수성구에서 대학생 창업으로 시작해 오늘날 청년 농업계의 대표적인 리더로 성장한 서종효 청년농업인연합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경북대학교에서 생명공학과 농업경제학을 복수전공하며 이론을 다졌고, 2011년 40평의 대학생 텃밭으로 시작해 현재는 체험·교육농장스마트팜 위탁운영나아가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해외 농업 개발까지 진행 중이다대구에서 현장 중심의 농업 혁신과 정책 제안을 이끌고 있는 서종효 회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청년 농업의 미래와 청년농업인연합회(청연)의 나아갈 길을 들었다.

정부 주도 아닌 자발적 연대청년농의 목소리를 하나로
서 회장은 현재 전국 130명의 정회원과 500명의 준회원이 참여하는 전국청년농업인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2018년 조직화된 청연은 청년 농업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순수 민간 연대 조직이다.

그는 우리 조직의 가장 큰 무기는 자발성이다서울·경기·강원·제주충청경상전라 등 전국에 4개 지부를 두고 있으며지부별 모임은 물론 연시총회, 8월 하계 MT(올해는 8월 21~22일 산청), 12월 송년회 등 연 3회의 전국 모임을 통해 끈끈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이 취임한 후 가장 공을 들인 활동 중 하나는 바로 청정수(청년농업인들의 정책 수단)’ 활동이다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청년 농업인들의 현실적인 고충과 정책 건의 사항을 수렴하는 비대면 대화를 정기적으로 마련한다그는 청년농들의 농지 확보 어려움 등 청정수에서 제시된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산하 청년농포럼 등 정부 정책 테이블에 가감 없이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서 회장은 청년농들이 겪는 진입 장벽과 애로사항은 현장에 머무르는 경우가 있다정책 연구 모임을 통해 청년들의 실제 목소리를 담은 진짜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자 청연의 존재 이유다라고 말했다.

서종효 청년농업인연합회장이 수확한 고구마를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 제공=서종효)
서종효 청년농업인연합회장이 수확한 고구마를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 제공=서종효)


빛 좋은 개살구 스마트팜의 한계핵심은 고품질 생산 기술력
서 회장은 스마트농업의 민낯을 가감 없이 꼬집기도 했다그는 현재 대구 달서구 스마트팜(도시형 스마트공원 등)을 2년 6개월간 위탁 운영하고 있지만현장에서 느끼는 괴리감은 상당하다고 토로한다.

그는 노지만큼 스마트팜의 품질 기술력이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설비업체별로 기술력은 천차만별인데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채소를 연속적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7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를 짓고 대만식 스마트팜을 벤치마킹해 유럽형 샐러드 채소 생산에 도전했으나막대한 인력 비용과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생산을 잠정 중단하고 이를 육묘장으로 전환했다타워형 스마트 재배기를 직접 개발하기도 했으나 하단부 생육 불균형 문제로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서 회장은 체험이나 교육 콘텐츠는 지식 서비스 영역이기에 농사 성적이 100% 나오지 않아도 운영할 수 있지만생산 영역은 정직하고 냉정하다며 계속해서 생산 분야의 성공을 갈망하며 도전하고 실패를 거듭했다이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낀 것은 결국 원천 기술의 중요성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영토 확장과 데이터 기반 ‘AI 품종 매칭’ 솔루션 제시
서 회장이 눈을 돌린 곳은 '조직배양'과 '육묘분야다대학 시절 생명공학을 전공한 전문성을 살려 국립종자원 전문 도서를 탐독하며 원천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과거 대구시 청년체험단 자격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구글애플 본사 등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기술이고기술이 없으면 남에게 주도권을 빼앗긴다라는 확신이 그를 움직인 원동력이다.

그의 시선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한다대학 시절부터 가졌던 기아 문제 극복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 장소로 키르기스스탄을 선택했다.

서종효 회장은 키르기스스탄의 농업 흐름은 한국의 1990년대 육묘장 도입 시기와 매우 유사하다지금이 육묘 기술이 들어가야 할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현지 소농들을 위한 육묘장을 건립해 농가 소득을 올리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청연 내 분야별 전문가 등 청년농들이 연합해 기술 전수를 동행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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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청년농연합회 MT 준비 분주
서 회장은 그동안 교육농장 운영 등으로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렸다시니어를 위한 수성거꾸로인생학교 도시농부학과부터 청년농을 위한 인프라그리고 연간 500여 명의 아이들이 다녀가는 모내기·탈곡 체험 프로그램 등 농장은 이미 대구의 대표적인 체험·교육 농장으로 자리매김했다또 유튜브 채널 농사직방을 전면 개편해대중에게 농업 기술과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콘텐츠 채널로 탈바꿈시킨다는 포부도 밝혔다.

8월 21일과 22일 경남 산청에서 열리는 청년농연합회 MT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서종효 회장은 이번 MT 주제는 그리고 채움’”이라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지낸 회원들이 잠시 일손을 내려두고 같은 고민같은 꿈을 꾸는 동료들과 마음을 나누고 힐링하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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