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00일 맞은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

“현장 괴리된 규제 타파가 곧 농가 생존…백년대계 세우는 비즈니스맨 될 것” "독소조항 저지하고 방역·환경 규제 완화 완수…이제는 농가 경영 안정에 사활" "안성재 셰프 홍보모델 발탁·싱가포르 수출로 한돈 브랜드 가치 극대화할 것“

이현우 기자
승인 2026.06.11 09:00수정 2026.07.02 10:51
대한한돈협회 회장과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기홍 회장
대한한돈협회 회장과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기홍 회장

대한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를 이끄는 이기홍 회장이 취임 200일을 맞았다. 지난 6월 9일 제2축산회관에서 만난 이 회장은 자신을 ‘현장 중심의 비즈니스맨’이라 정의했다. “취임 후 단 한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며 ‘필사즉생(必死則生)’의 각오로 달려온 그의 지난 200일은 현장을 옥죄는 과도한 규제와의 치열한 투쟁이자, 한돈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혁신의 여정이었다.

▲현장 중심 정책 대응, 굵직한 유통·방역 현안 저지 성과=이기홍 회장은 취임 전 후보자 시절부터 한돈산업의 생존을 위협했던 독소조항과 규제를 혁파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하려던 축산물유통법 내 ‘돼지거래가격보고제’다. 이 회장은 국회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40여 회 이상 만나며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해당 조항을 삭제하고, 도매시장 활성화 지원을 이끌어내며 시장 고유의 기능을 지켜냈다.

방역 분야에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정책에 반영시켰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원인이 농가의 방역 허점이 아닌 사료 원료(혈장단백)에 있음을 과학적 시료 검사와 역학조사를 통해 증명하고 발생 농가에 대해 법정 최고치인 80%를 넘어 100% 보상금을 지급하는 합의를 도출했다. 또한 살처분 보상금 현실화를 위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발의와 구제역 긴급행동지침(SOP)을 개정해 방역대 내 생축 이동과 액비 살포를 조건부로 허용하는 등 실질적인 규제 완화를 성취했다.

▲가축분뇨 자원화 기틀 마련…규제를 자율적 개선으로 극복=한돈농가를 옥죄던 환경 규제 역시 이 회장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실타래가 풀리고 있다. 이 회장은 환경부가 관리하는 규제 위주의 법률 체계에서 벗어나, 가축분뇨를 농경지의 자원순환농업으로 환원하는 법안 정비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저농도 액비 활용, 칼륨(K) 기준 삭제, 흙토람 정보를 활용한 토양분석 절차 간소화 등 실질적인 액비 이용 규제 완화를 이끌어냈다.

특히 작년 말 김해 한림 지역의 악취관리지역 지정 고시를 앞두고 김해시장을 직접 설득해 지정을 잠정 연기시킨 일화는 큰 주목을 받았다. 이 회장은 협회가 책임지고 1년 안에 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뒤, 민·관·학 협력 체계를 구축해 43개 농가에 대한 집중 컨설팅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 대다수 농가의 악취 수치를 기준치 이하로 떨어뜨리는 등 실질적인 냄새 저감 효과를 증명하며 규제를 자율적 개선으로 극복한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

▲안성재 셰프 마케팅부터 싱가포르 수출까지…신시장 개척 박차=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 회장은 한돈의 브랜드 위상을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쉐린 3스타 안성재 셰프를 홍보모델로 발탁해 ‘세계적 식재료 가장 가까이에, 한돈’ 캠페인을 전개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아울러 싱가포르와의 검역 체결 이후 제주산 한돈 약 80여 톤을 성공적으로 수출했으며, 현지 런칭 행사를 통해 고부가가치 수출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국내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한돈케이크 인증점’ 제도의 도입과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K-PORK 한돈벨트’ 캠페인은 미래 세대와 신시장을 겨냥한 이 회장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추진됐다. 이 회장은 자조금 거출액 인상에 대해서도 "자조금 1원이 투입되면 약 12.4원의 경제적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대의원·지도자들과 계속 토론하고 협의해서 (자조금 인상)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고 자조금의 가치를 더욱 극대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취임 후 달성한 업무 성과는 후보자 시절 제시한 공약과 돌발 현안에 대한 대응 실적을 포함해 총 44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기홍 회장은 “한돈협회장에 출마한 근본적인 이유는 현장과 괴리된 정책을 바로잡고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라며 “준비와 노력 없이는 결코 실효성 있는 결과를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돼지를 키워온 41년의 세월 동안 크고 작은 시설을 직접 운영하며 현장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며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대안을 정책에 담고자 평소에도 깊이 고민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한돈협회 부회장과 환경분과위원장직을 수행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던 경험이 이번 정책 대응에 큰 밑거름이 됐다”면서 “이번 성과들은 단순히 지난 7개월 만에 뚝딱 이뤄진 것이 아니라, 8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현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철저히 준비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산비·방역·동물복지 ‘3대 과제’ 풀어야=이날 인터뷰에서 이기홍 회장은 지난 200일간의 가시적인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한돈산업이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산업으로 안착하기 위해 당연 과제 해결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향후 이기홍 회장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고정화된 고합리 사료비 부담을 완화할 금융·정책적 안전망 구축이다. 중동 분쟁 장기화와 국제 곡물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사료업체들은 이달에 사료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비의 70%를 차지하는 사료비가 지속해서 상승하며 농가 경영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법제화 단계에 있는 방역순치돈사의 조속한 입법 지원과 보급이다. 국내 양돈농가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인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외부 후보돈을 안전하게 격리·순치할 수 있는 시설이 필수적이다. 국토교통부의 건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건폐율 적용 제외, 환경부의 배출시설 규제 완화 등 부처 간 유기적인 협조를 도출하는 것이 과제다.

마지막으로 현장 수용성을 고려한 ‘한국형 현대화 동물복지’ 기준 정립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동물복지기본법 제정 과정에서 시설 중심의 과도한 사육마릿수 제한이 이뤄진다면 국내 한돈 자급률 급감과 농가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액비순환시스템, 환기 및 냉방 시설 현대화 등 가축의 생리적 요구를 충족하는 자율적 복지 모델을 확립하고, 2029년으로 예정된 임신돈 스톨 폐지 의무화 등 유예기간 동안 농가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원책과 논리적 방어가 선행돼야 한다.

이기홍 회장은 "지나온 200일은 저 혼자의 힘이 아닌, 많은 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직원들의 헌신, 그리고 언론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현재 우리 한돈농가들은 경영비 상승과 규제로 사면초가에 놓여 있는 만큼, 남은 임기 동안 흔들림 없이 한돈산업의 백년대계를 세우기 위해 발로 뛰는 현장 중심의 비즈니스맨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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