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온실 난방비 어디로 샜나, 1분 단위 계측…‘젬스’ 개발자 윤성욱 연구사

설비별 소비량 한눈에… 농촌진흥청, 논산서 현장실증, 담양·양평 데이터 병행 분석 15분 후 소비량 90% 이상 정확도로 예측…2028년 시범보급 목표

백철현 기자
승인 2026.09.10 20:56수정 2026.09.15 12:35
GEMS를 개발한 농진청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 윤성욱 연구사(사진=윤성욱 연구사 제공)
GEMS를 개발한 농진청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 윤성욱 연구사(사진=윤성욱 연구사 제공)

같은 딸기를 같은 기간 재배해도 온실의 에너지 소비량은 갈린다. 담양 딸기 농가의 단위면적당 에너지 소비량은 12.4kWh/㎡, 양평 딸기 농가는 14.2kWh/㎡로 담양 농가가 양평 농가보다 약 13% 적었다. 그러나 그동안 농가가 손에 쥔 자료는 매달 날아오는 전기요금 고지서와 난방유 구입 영수증이 전부였다. 어떤 설비가 언제 얼마나 썼는지를 보여주는 계측 자료가 없으니 차이의 원인을 짚을 방법도 없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가 개발한 온실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젬스(GEMS·Greenhouse Energy Monitoring System)’는 이 공백을 겨냥한다. 온실에서 쓰는 전기와 난방유를 1분 단위로 계측해 설비별 소비량을 보여주고, 인공지능(AI)으로 앞으로 쓸 에너지량까지 예측한다. 2022년부터 3년간 개발을 마치고 지금은 논산에서 현장실증이 진행 중이며, 담양·양평 딸기 농가에서 데이터 분석을 병행 중이다. 개발을 맡은 윤성욱 연구사를 만났다.

젬스는 어떤 시스템인가?
농가는 매달 전기요금과 난방유 구입비로 전체 비용은 알 수 있지만 어떤 설비가 언제 얼마나 썼는지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젬스는 온실 환경정보와 함께 전기·난방유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에너지 사용 상태를 한눈에 확인하고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난방기·환기팬·양액기 등 주요 설비의 소비량을 확인할 수 있고 온·습도 등 내부환경과 외부 기상정보도 함께 볼 수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수행한 ‘원예시설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연구’로 개발했고 연구비는 3년간 총 2억 1000만 원이 투입됐다. 2025년부터는 농가에 설치해 안정성과 현장 활용성을 검증하는 현장실증연구를 하고 있다.

전기와 난방유는 각각 어떻게 계측하나?
전력은 변류기(CT)로 전류를 측정하고 전압 정보와 결합해 전력량을 산출한다. 주요 설비나 회로마다 계측장치를 설치하는 방식이라 난방 관련 설비·환기팬·양액기 등 관리가 필요한 부하를 구분해 확인할 수 있다. 난방유는 저장탱크에 수위센서를 달아 수위 변화를 측정하고 탱크 형상·용량 정보로 실제 사용량을 환산한다.

유량계는 연료량을 직접 측정할 수 있지만 기존 연료배관을 절단하거나 연결부를 추가해야 해 이미 난방시설을 운영 중인 농가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난방유는 외기온과 설정온도에 따라 난방기가 가동과 정지를 반복하며 간헐적으로 소비된다. 유량계를 쓰더라도 이런 저유량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종을 골라야 한다. 보일러 가동시간으로 추정하는 방법은 난방기 부하와 운전상태에 따라 실제 소비량이 달라져 한계가 있다. 수위센서 방식도 유류를 주입하면 수위가 급증하고 액면이 흔들리면 값이 튈 수 있어, 주입에 따른 상승과 소비에 따른 감소를 구분하고 일정 시간의 데이터 패턴을 분석해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수위센서 방식은 가장 정확한 방법이라기보다 배관 변경을 최소화하면서 소비량을 지속 파악할 수 있다는 현장 적용성을 고려한 선택이다.

기존 복합환경제어기와는 무엇이 다른가?
기존 복합환경제어기는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CO₂) 같은 환경정보를 측정하고 설비를 제어하는 데 강점이 있다. 젬스는 관점을 달리해 ‘온실에서 실제로 에너지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모은다. 전기·유류 소비량과 주요 설비 운전상태, 내부환경과 외부 기상정보를 함께 분석해 소비 특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데이터는 1분 단위로 수집·저장하고 목적에 따라 시간·일·월 단위로 바꿔 분석할 수 있으며, 전력량은 상용 전력량계와 동일한 장비로 측정한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플랫폼이나 제조사 제어기와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은 아직 표준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표준에 맞춘 개방형 연계구조를 검토하며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증 농가에서 실제 절감 효과는 어떠했나?
현장실증은 충남 논산 딸기 농가에서 진행하고, 과거 과제에서 젬스를 설치했던 담양·양평 농가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 한 농가만 보면 특정 온실의 시설 조건이나 관리 습관에 결과가 좌우될 수 있어 지역·기상·운전조건이 달라져도 시스템이 쓰일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다.

담양 딸기 농가에서는 젬스 정보를 활용해 겨울철 에너지 사용상태를 확인하며 온실을 운영한 결과, 농가 자체 집계 기준으로 2024~2025년 겨울 대비 2025~2026년 겨울에 난방비가 약 10%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젬스를 설치해 난방비가 10% 절감됐다고 해석하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난방 에너지 소비는 외기온과 일사량 같은 기상 조건뿐 아니라 재배기간, 설정온도, 보온 상태, 설비 운전 방법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이다. 젬스는 에너지를 직접 줄이는 장치가 아니라 농업인이 데이터를 근거로 운영 방법을 조정하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계측해 보니 예상 밖으로 에너지를 많이 쓰던 설비가 있었나?
현재 자료만으로 특정 설비를 ‘숨은 범인’이라고 단정하거나 농가 간 소비량이 몇 배까지 차이 난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다만 담양과 양평 딸기 농가를 같은 기간 비교했을 때 단위면적당 소비량이 12.4kWh/㎡와 14.2kWh/㎡로 약 13% 차이가 난 사례가 있었다. 지역 기상과 온실 구조, 보온커튼 성능, 난방 설정과 운전 방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설비별로 계측하면서 난방기처럼 사용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설비뿐 아니라 지하수 이용을 위한 펌프 등 평소 소비를 의식하지 않던 보조설비에서도 일정한 전력 소비가 발생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개별 소비량은 크지 않아 보여도 장시간 반복 운전되면 누적량이 커질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AI 예측 정확도는 어느 수준이며, 자동제어까지 가능한 수준인가?
논산 딸기 온실에서 15분 후를 예측하는 경우 90% 이상(결정계수 기준), 1시간 후는 80% 이상의 예측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재배 데이터를 1년 정도만 확보해 만든 모델이어서 데이터가 누적되면 정확도는 더 오를 것으로 본다. 예측 모델은 트랜스포머(Transformer) 계열을 쓴다. 이를 택한 것은 당장의 정확도보다 장기간 쌓이는 다변량 시계열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순환신경망(RNN)이나 장단기메모리(LSTM)는 입력 구간이 길어질수록 장거리 시간 의존성 학습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정확도 개선폭은 동일한 검증조건에서 비교한 결과를 기준으로 제시해야 하며, 유류 소비 상태 분류의 정확도를 유류 사용량 예측 정확도로 오해하지 않도록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 단계에서 예측 결과로 난방기를 직접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예측 신뢰성과 안전성이 검증되고 복합환경제어기 연계기술이 확보되면 자동제어로 발전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작물의 적정 생육환경을 유지해야 하므로 에너지 소비 최소화가 아니라 작물환경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고려하는 제어기술이 필요하고, 농업인이 최종 판단하는 과정이 포함될 것이다.

설치 비용과 보급 계획은 어떻게 되나?
현장실증에 쓰는 시스템의 설치비는 농가당 약 1900만 원 수준이다. 다만 연구용 센서와 데이터 수집·통신장치가 포함된 금액이어서 일반 농가 보급가로 보기는 어렵다. 투자수익률(ROI)도 온실면적뿐 아니라 난방 에너지 사용량, 작목, 시설 형태, 기존 계측 설비 보유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져 일률적으로 제시하기 어렵다. 보급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계측항목 중심으로 시스템을 단순화하고 설치비를 낮추는 것이 과제다. 변류기와 수위센서 방식은 기존 온실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데이터 전송에 일정 수준의 통신환경이 필요해, 통신여건이 나쁜 지역을 위한 저장·전송방식도 보급단계에서 고려해야 한다.

올해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신기술 시범보급사업’을 제안할 계획이며 선정될 경우 2028년 시범보급을 목표로 한다. 보급 개소 수와 대상 지역은 선정 이후 확정된다. 특허는 ‘예측 모델을 이용한 온실 에너지 모니터링 장치 및 그 동작 방법’을 출원해 등록 절차를 밟고 있고, 관련 기술은 1개 업체에 기술이전됐다.

탄소중립 정책과 연결될 여지가 있나? 또한, 향후 연구자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젬스가 당장 배출권 거래제나 외부사업 감축량을 인증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방법론, 기준선 설정, 측정·보고·검증(MRV) 같은 제도적 요건을 별도로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탄소감축의 출발점은 결국 얼마의 에너지를 실제로 썼는지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다. 젬스가 쌓는 전력·유류 소비 데이터는 농업 분야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는 여러 지역과 작목의 현장데이터를 축적해 농가별 소비 특성을 비교하고, 농업인이 ‘내 농장이 비슷한 조건의 다른 농장보다 에너지를 얼마나 쓰는지, 어디에서 줄일 여지가 있는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싶다. 에너지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측정하면 보이기 시작하고, 보이면 관리할 수 있다. 젬스가 단순한 계측장비가 아니라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합리적인 농장 운영을 돕는 도구가 되는 것이 연구자로서의 목표다.

백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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