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규 소장의 몽골 리포트] 우리와 닮은 몽골, K-농업으로 시작한다.

농촌진흥청 몽골 KOPIA 센터 오명규 소장

승인 2026.08.25 10:11수정 2026.09.13 10:14
몽골 현지에서 모내기가 진행되고 있다.

얼굴도 마음도 닮은 나라, 몽골
몽골은 우리와 닮은 점이 많은 나라이다. 얼굴 생김새도 그렇고, 몽골 반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같다. 고려 때 몽골군이 침략해서 우리 민족을 힘들게 했지만, 여타의 옆 나라와 달리 이상하게도 한국 사람들은 몽골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다. 몽골 사람들도 한국 사람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고 있다.

몽골 인구는 360만∼370만 명 정도이고 이 중 약 10% 이상이 한국을 다녀왔다. 현재도 약 6만 명이 한국에서 직장과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또한 의료와 관광을 목적으로도 한국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몽골의 도시나 시골에서도 한국 라면과 김치, 김 등이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몽골 편의점의 약 70% 이상을 한국 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한국의 대형마트가 4호점까지 운영하고 있고 곧 5호점도 개점할 예정이다. 몽골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도 매년 약 16만 명이 넘는다. 이렇듯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에도 몽골과는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다가온 기후변화... 선진 농업 기술은 더뎌
기후변화가 전 세계 여러 분야에서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몽골도 기후변화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0년간 몽골은 세계 평균 기온 상승 0.7℃보다 높은 2.5℃가 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혹독한 추위로 많은 가축이 죽어가고 있고 여름에는 가뭄과 홍수가 번갈아 힘들게 하고 있다. 몽골의 아름다운 초원도 매년 약 30만ha∼35만ha가 황폐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선진 농업 기술 도입은 더딘 실정이다. 몽골은 유목의 나라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가축 사육은 약 7000만 마리로 많지만, 생산성이 매우 낮으며 쌀 소비는 증가하고 있으나 한 톨의 쌀도 생산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채소 역시 주변국에서 많은 양을 수입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코로나19 시기에 식량 가격이 4배까지 급등했다고 한다. 

최근 식량 안보 관심도 높아져
코로나19 이후 몽골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현재 대통령실 중심으로 '식량 혁명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 9일 대한민국과 몽골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이때 주요 의제로서 식량 안보가 다뤄졌으며 우리나라 이재명 대통령도 몽골 축산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언급했다. 이를 계기로 양국 간 농업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함께 K-농업도 몽골 정부와 함께 농업 기술로 몽골 농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필자는 몽골 K-농업의 중심기관인 한국의 농촌진흥청에서 운영하는 KOPIA 몽골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의 농업 기술을 몽골에 맞게 적용하고, 농가 현장에서 실증을 거쳐서 기술을 확대 보급하고 있다. 

2023년 겨울, '조드'가 남긴 것
몽골에 처음 왔던 2023년과 2024년의 겨울은 잊을 수 없다. 그해 겨울 엄청난 추위와 폭설로 가축들이 눈에 덮인 풀을 먹지 못해 초원에서 굶어 죽어가거나 유목민 거주지인 게르 옆 쓰레기 버린 곳에 많은 가축이 죽어 쌓여 있는 것을 목격했다. 도로 옆에도 풀을 구하려다 못 구해서 끝내 죽음을 맞이한 수많은 가축을 보았다. 그해 죽은 가축의 수는 약 800만 마리에서 1000만 마리에 이른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을 조드(zud, 겨울철 갑작스러운 폭설과 한파)라고 부른다. 인명피해도 컸다. 결국 가축을 잃은 농민들은 아무 대책 없이 울란바토르 도시로 몰려들었고 울란바토르의 변두리와 산에는 수많은 몽골 게르촌이 불규칙하게 형성됐으며, 이로 인한 실업, 건강, 빈곤 등 사회적 문제가 대두됐다. 

'설렁거스',  몽골의 무지개가 되어
몽골은 앞서 언급했듯이 광활한 초원을 가지고 있어서 가축 사양과 농업에 유리한 점도 많이 있다. 물론 극복해야 할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몽골은 선진화된 농업이 접목되고 도입된다면 농업이나 축산업만으로도 부자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무한 자원인 강한 태양과 넓은 땅 그리고 부족하지 않은 지하수를 가지고 있는 나라 '몽골', 몽골의 가능성을 K-농업으로 열어가고자 한다. 몽골어로 한국 사람을 '설렁거스'라고 부르고 있다. 몽골어 설렁거스는 무지개라는 뜻이다. 몽골의 기후 위기, 식량안보 확보, 농민 역량 강화 등을 통해 단순히 국제협력을 넘어 몽골 농업의 미래를 재설계하는 무지개의 희망을 주는 K-농업 기술이 몽골에서 시작됐다.

우리와 유전적 특성이 가장 가까운 나라인 몽골의 광활한 초원에서 한국의 농업 기술이 몽골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다음에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한다.

관련 기사

[이충호 칼럼] 스마트농업 전주기 데이터 아키텍처, 표준화가 먼저다[이충호 칼럼] 스마트농업 전주기 데이터 아키텍처, 표준화가 먼저다2026.09.14[이현우의 삐딱선] 2027년 농식품부 예산 22조 2215억 원, 문제는 크기가 아니라 도달률이다[이현우의 삐딱선] 2027년 농식품부 예산 22조 2215억 원, 문제는 크기가 아니라 도달률이다2026.09.08[남규철 칼럼] K-농기계, ‘가성비 수출’을 넘어 현지 산업 생태계로[남규철 칼럼] K-농기계, ‘가성비 수출’을 넘어 현지 산업 생태계로2026.09.07[글로벌 '농(農)담'] 미국 딸기 농가가 로봇 개발에 직접 투자한 이유[글로벌 '농(農)담'] 미국 딸기 농가가 로봇 개발에 직접 투자한 이유2026.09.01[글로벌 '농(農)담'] 프랑스 와인 생산 감소, 정밀 포도 재배 기술이 필요한 이유[글로벌 '농(農)담'] 프랑스 와인 생산 감소, 정밀 포도 재배 기술이 필요한 이유2026.08.27[백철현의 포커스]  자율에 맡긴 예산, 수요까지 맡길 순 없다[백철현의 포커스] 자율에 맡긴 예산, 수요까지 맡길 순 없다202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