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매 줄어도 길은 있다”… 모가영농법인, 민간 유통·6차 산업으로 활로 찾는다

민간 납품 100톤 확대·가공 인프라 구축… 청년농 중심 6차 산업화 전력

백철현 기자
승인 2026.08.05 00:05

모가영농조합법인 이상진 대표.
모가영농조합법인 이상진 대표.

정부가 쌀 과잉 공급 해소를 위해 논 타 작물 재배를 장려하면서 논콩 생산량이 급증했으나, 최근 정부 수매 계획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농가의 판로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민간 유통망 개척과 가공·유통을 아우르는 6차 산업화로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영농조합법인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경기 이천의 모가영농조합법인(대표 이상진)이 대표적이다. 80여 농가가 뜻을 모아 콩 46만 평(약 152ha·2026년 기준), 벼 20만 평(약 66ha) 규모의 농지를 일구고 있는 이 법인은 정부 수매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 유통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동시에 생산부터 가공·유통을 아우르는 6차 산업화로 농가 소득 증대의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민간 시장 직접 공략으로 kg당 700원 추가 수익 창출
모가영농조합법인은 특등급 판정 비율 98%를 기록하며 고품질 콩 생산 능력을 입증했다. 실제 지난해 콩 생산량 400여 톤(민간납품·종자용 포함) 중 정부 수매 물량은 330톤(1차 180톤·2차 150톤)으로, 2차 수매 물량의 147톤이 특등급 판정을 받았다. 특등급(4800원·대립종 기준)과 1등급(4560원) 간 가격 차는 240원(kg당)으로, 등급을 받을 경우 농가는 24만 원(1톤 기준)의 소득을 더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콩 생산량 증가 여파로 그동안 전량 수매했던 국산 콩 수매 계획을 하향 조정하면서 콩의 판로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모가영농조합법인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민간 시장 직접 공략을 핵심 전략으로 세웠다.

지난해 50톤 수준이었던 민간 판로 납품량을 올해 1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두부, 콩물 등 민간 가공업체 및 소비자 직거래 과정에서 뛰어난 맛과 품질을 인정받은 만큼 올해도 납품량을 늘리기 위한 고품질 콩 생산·공급에 매진하고 있다. 또 향후 유통 판로 확대를 위해 빵, 콩 패티, 순두부 등 콩을 원료로 하는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을 구상 중이다.

이상진 대표는 “정부 수매에만 의존하지 않고 경기 광주와 이천 지역의 로컬푸드에 콩을 납품하는 등 다양한 유통 경로 확보에 중점을 두고 경영했다”며 “그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민간 판로를 통한 유통 가격은 kg당 약 5500원으로, 정부 수매 대비 약 700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다양한 민간 유통 경로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6차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콩 활용 제품 개발 및 기업 연계를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가공 인프라 구축 추진… “초기 시설 투자 지원 절실”
모가영농조합법인은 연중 안정적인 고품질 콩 공급체계를 갖추기 위해 200평 규모의 저온저장고 및 가공 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원물 판매는 물론 빵, 콩 패티, 순두부 등 고부가가치 가공식품 라인업을 강화해 소비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상진 대표는 인프라 구축에 수반되는 막대한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자발적인 품질 향상과 민간 판로 개척의지를 가진 선도 영농법인을 대상으로 거점 가공·저장 시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상진 대표가 인터뷰 질의에 대해 응답하고 있다.
이상진 대표가 인터뷰 질의에 대해 응답하고 있다.

이상진 대표는 “민간 유통망을 확충하려면 저온저장 및 가공 시설이 필수적이지만, 개별 영농조합이 자력으로 수십억 원대의 투자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 제도를 요청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정부의 다각화 사업에 대해 “지역별, 면적 규모 별로 선발해 의지가 있고 열심히 하려는 농가에게도 정부의 지원을 통해 국가 사업과 식량 산업에 일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 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축순환농법 안착…기본에 충실하며 고품질 농산물 생산
조합원 중 50세 미만 청년농 비중이 30~40%에 달하는 점도 모가영농조합법인의 강점이다. 청년농의 감각과 중장년층의 경험이 결합해 화학비료 사용을 최소화하는 ‘경축순환농법’을 안착시켰다.

아울러 농촌 고령화와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파종부터 수확까지 영농 전 과정의 자동화·기계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적정 재식거리 유지, 생육주기별 적기 파종 및 병충해 표준 매뉴얼 준수로 품질 균일도와 통풍·광합성 효율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상진 대표는 “농사를 짓다 보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지만 조합원들과의 협동을 통해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고품질의 안전한 콩과 쌀 등의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백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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