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에게 미래 축산을 묻다

“축산업 지속가능성 확보가 최우선…현장 체감형 실용 연구에 모든 역량 집중한다” 한우·돼지·가금·젖소 전 축종 대상 AI·데이터 기반 정밀 축산 기술 고도화 메탄 저감 사료·가축분뇨 에너지화 및 냄새 저감 패키지로 탄소중립 실현

이현우 기자
승인 2026.08.04 17:00수정 2026.08.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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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 배출량을 최대 34% 줄이는 사료첨가제 상용화, 외국산 대비 반값 이하 수준의 로봇착유기 개발·보급. 현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추진하고 있는 연구 개발 중 대표적인 연구 사업이다. 생산비 상승과 인력 부족, 가축 질병, 기후변화, 환경 부담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AI와 데이터 기반의 정밀 축산과 저탄소 기술 개발·보급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보는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축산 로드맵과 농가 소득 증대 등을 위한 실용 연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축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원장께서 바라보는 국내 축산업의 주요 현안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방향은 무엇인가?
“현재 축산업이 처한 가장 큰 위기는 어느 한 가지 현안이라기보다 생산비 상승과 인력 부족, 기후변화, 가축 질병, 환경 부담이 동시에 겹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사료 원료의 높은 수입 의존도와 국제 가격 변동은 농가 경영을 불안하게 하고 있으며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도 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폭염과 가축 질병 발생 위험, 축산 냄새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사회적 요구까지 커지면서 농가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는 축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해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 축산, 국산 풀사료와 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해 사료비를 절감하는 기술, 메탄 저감과 가축분뇨 자원화를 통해 환경 부담을 새로운 산업 가치로 전환하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연구 성과가 실험실에 머물지 않도록 농가와 산업체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완성하고, 현장 실증과 시범 사업을 통해 신속히 확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이 축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축산과학원에서는 가축의 건강과 행동 관리, 축사 환경 제어, 사료 급여와 작업 자동화 등을 위해 어떤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축산 현장이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나?
“인공지능과 각종 감지장치에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가축의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사양·번식·환경 관리를 자동화하는 기술을 축종별로 개발하고 있다. 핵심은 농장주의 경험에 기반한 생산·사육 방식에서 데이터에 근거한 예측과 의사결정 방식 등 과학 영농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우의 체중을 재려면 적잖은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해야 하지만 영상을 통해 체형·체중을 측정한다면 노동력과 시간 절감, 안전성 향상 등에 효과적이다.
그래서 한우 분야에서는 영상으로 체중과 체형 등 주요 정보를 자동 측정하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올해 보급형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7년부터 육종 농가를 대상으로 시범 적용해 일반 농가까지 확산할 계획이다. 젖소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유두 위치를 인식해 착유하는 국산 로봇착유기를 개발해 농가 보급과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착유 정보와 활동량 등을 분석해 발정이나 건강 이상을 조기에 확인하는 기능도 고도화하고 있다.
가축은 공태일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돼지 분야는 초음파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임신 여부를 자동으로 판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공수정 후 18∼21일 사이 임신 판정 정확도가 약 98%로 나타났으며, 올해 45개 농가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어미돼지의 체형을 영상으로 진단해 개체별 사료 급여량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돈군 내 이상 개체를 조기에 찾아내는 기술도 개발 중이며, 향후 발정 탐지와 한배 새끼 수 예측까지 연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가금 분야에서는 산란하지 않거나 산란 상태에 이상이 있는 닭을 자동으로 선별하는 기술을 농가에서 실증하고 있다. 육계는 개체별로 무게를 측정하면서 힘들고 정확도도 낮았다. 그래서 체중·사료 관리와 환기·바닥 관리를 연계한 통합 환경 관리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향후 지능형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올해는 개발된 기술의 현장 실증과 보급을 확대하고, 2027년부터는 농가 경영 개선 효과를 분석해 시범 사업과 산업화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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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과 사료비 절감은 축산업의 중요한 과제다. 저메탄·저단백질 사료를 비롯한 친환경 사양 기술의 주요 연구 성과와 현장 확산 방향을 설명해달라.
“탄소중립과 사료비 절감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축산과학원은 메탄 배출을 줄이는 한우용 사료 소재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질소 배출을 낮추는 돼지용 저단백질 사료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우 분야에서는 2025년 티아민이인산을 활용한 사료 소재를 개발해 메탄 배출량을 약 18%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고, 2026년 상반기 보조사료 등록을 마쳤다. 이어 티아민이인산과 식물성 기름을 혼합한 소재는 한우 급여 시험에서 메탄을 28~34%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관련 첨가제 개발 기술은 2026년 5월 두 업체에 이전했으며, 현재 메탄 저감 효과를 검증하는 산업화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돼지 분야에서는 사료의 조단백질을 1%포인트 낮추더라도 필수아미노산을 적정 수준으로 보충하면 생산성 저하가 없음을 확인했다. 현재는 제한아미노산 간 영양적 영향을 구명하기 위해 아미노산 혼합 수준을 설정하고 생산성과 대사 생리 변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가축분뇨의 효율적인 처리와 자원순환을 위해 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하고 있는 주요 기술과 앞으로의 추진 방향은 무엇인가?
“연간 약 5000만 톤이 발생하는 가축분뇨 문제는 처리 방법을 다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기존의 퇴·액비 이용과 함께 가축분뇨를 고체연료와 바이오숯 등 에너지·산업 소재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고체 연료화를 통해 앞으로 탄소배출 거래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래서 연료 활용을 위한 적정 분뇨 저장기간을 설정하고, 농업부산물을 혼합해 발열량을 높이거나 냄새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4년 한국남부발전에서 425톤, 2025년 한국남동발전에서 210톤 규모의 시범 연소를 지원해 발전 연료로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바이오숯 분야에서는 가축분뇨를 열분해해 만든 소재를 중금속과 염료 등 오염물질 제거에 활용하는 연구를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진행 중이다. 올해부터 ‘축산자원 활용 탄소중립 바이오 융합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고체연료 소각재 활용, 바이오 오일 생산, 수열탄화 등 6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축산 냄새 저감은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축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중요하다. 축산과학원이 개발·보급하고 있는 냄새 저감 기술 현황과 사물인터넷(IoT) 기반 냄새 모니터링 시스템 보급 계획은 어떠한가?
“양돈장이 개방형에서 밀폐형으로 바뀌면서 배출구에서의 필터링과 분뇨의 지속적인 순환이 중요해졌다. 즉, 냄새 발생을 줄이고, 축사 밖으로 퍼지는 것을 막으며, 냄새 농도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기술을 함께 적용해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축산과학원은 이러한 기술을 하나로 묶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축사 내부에는 분뇨에서 암모니아가 발생하는 과정을 억제하는 물질과 액상분뇨 저장조 표면을 덮는 부유식 덮개를 적용하고 있다. 축사 외부에는 탈취탑을 설치해 냄새가 주변으로 퍼지는 것을 줄인다. 여기에 사물인터넷 기반 측정 장치를 연계해 냄새 농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냄새 측정 장치와 탈취탑을 결합한 기술은 2025년 12개 농가에 보급했으며, 2026년에는 26개 농가로 확대하고 있다. 냄새 측정 장치와 부유식 덮개를 결합한 기술도 2026년 현장 실증을 거쳐 2027년 16개 농가에 시범 보급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농장 구조와 분뇨 처리 방식에 맞는 기술을 패키지로 묶어 적용할 방침이다.”

최근 축산과학원은 한국형 낙농 기술의 해외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 낙농 기술의 강점과 해외 협력 및 진출 확대 방향을 소개해달라.
“낙농은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농가당 연간 노동시간은 3661시간으로 타 축종의 세 배에 이르며, 그중 약 40%가 착유에 투입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년간의 도전 끝에 핵심 요소기술을 국산화해 아시아 최초로 로봇착유기를 상용화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추가 수출이 이어져 현재까지 총 15대(국내 16개소 설치)를 수출했으며, 최근 대만의 기존 수입사로부터 추가 구매 견적 요청을 받았다.
우리 기술의 강점은 세 가지다. 통상 4억 원에 달하는 외국산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가격(대당 1억 8000만원) 경쟁력을 갖고 있고 유두 탐지 정확도 99% 이상, 초기 모델보다 38.9% 단축된 착유컵 장착 시간 등도 검증된 성능이다. 마지막으로 착유 데이터 20만 건 이상을 국가 단위로 확보해 외국산 장비 중심의 데이터 종속 구조에서 벗어날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는 장비 공급과 함께 사양관리 기술과 데이터 분석, 사후관리까지 함께 제공하는 'K-낙농 패키지' 모델로 나아갈 계획이다. 그 첫 대상으로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를 주목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중앙아시아 축산 컨퍼런스와 독일 하노버 유로티어 박람회에 참가해 수출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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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전염병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과 예방적 관리가 중요하다. 축산과학원이 추진하고 있는 가축 질병 감지·예방·관리 연구와 현장 지원 방향은 무엇인가?
“가축 질병 대응의 핵심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며 농장 내 차단방역을 철저히 하는 데 있다. 특히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이상 개체를 영상과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영상을 통해 움직임 변화를 탐지하고 소리로 개체의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소·돼지의 만성 소모성 질병은 조기 진단법을 개발하고, 감염과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굴해 질병 위험을 조기에 선별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곰팡이성 피부병은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의 효과를 확인해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했다.
축사 환경의 병원체를 신속하게 찾는 기술은 미국 대학들과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소독 과정에서 형광 추적 물질을 활용해 소독 미흡 지점을 찾아 보완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럼피스킨병과 새로운 유전자형 구제역 백신의 접종 후 이상 반응과 생체 변화를 분석해 국가 방역 정책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했다.”

폭염 등 이상기후가 가축의 건강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연구 성과와 농가 지원 방향을 말해달라.
“축산과학원은 폭염 위험 예측, 축종별 사양·사육환경 관리 기술 개발, 현장 기술지원으로 이어지는 종합 대응에 힘쓰고 있다. 우선 ‘가축사육기상정보시스템’을 통해 농장 위치 기반의 가축더위스트레스지수(기온·상대습도를 이용해 가축이 체감하는 더위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지수)를 5단계로 제공하며, 알림톡으로 위험 정보를 발송하고 있다. 축종별로는 한우 비육우에 비타민·아연 보강 사료첨가제를 급여해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고, 젖소 착유 대기장에는 냉방시설을 설치해 내부 온도를 1.3℃ 낮추는 효과를 확인했다. 돼지는 포유 모돈에게 15℃의 시원한 물을 공급해 사료 섭취량을 늘리고 모돈 체중 감소를 방지했다. 달걀의 경우 0∼10℃ 냉장 보관 시 42일까지 A등급 신선도가 유지됨을 확인해 냉장 유통 관리 기준을 마련했다.
현장 지원도 강화해 2026년 5월부터 8월까지 '현장기술지원단'을 운영하며 사전 선정한 42개 시군 중 취약 농가를 찾아 시설 점검 및 사양관리를 지도하고 있으며, 폭염 안전 5대 기본수칙 안내 등 농업인 작업 안전도 함께 살피고 있다.”

TMR(자가 섬유질배합사료) 거점 농가를 계속 늘리고 있다. 현재 농가 숫자와 향후 몇 농가까지 확대할 계획인가?
“자가 섬유질배합사료는 사료비 절감 효과가 우수하지만 배합기와 저장시설 등 초기 시설 투자와 제조 기술 습득이 필요해 농가 도입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전국한우협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함께 기술 교육과 현장 컨설팅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기술 전수자가 운영하는 TMR 거점 농장을 전국 13개소에서 운영 중이며, 2027년까지 18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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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 축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아울러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축산농가,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한다.
“축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려면 농가의 경영 안정과 환경적 책임, 국민의 신뢰를 함께 확보해야 한다. 현장 실천 기술을 바탕으로 이 세 가지 가치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정밀 사양관리, 스마트 축산, 저탄소 기술, 가축분뇨 자원순환 기술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해야 한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축산물을 생산해 소비자가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축산업을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축산업을 지켜주는 축산농가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변화하는 기술을 농장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해 주시길 바란다. 축산과학원도 실질적인 생산비 절감과 소득 향상으로 이어질 때까지 든든한 기술 동반자가 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축산업이 식량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임을 기억해 주시고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먹거리로 보답하겠다.
마지막으로 축산업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한편 그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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