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M ‘아이가모로보’ 국내 출시…제초제 없이 논 잡초 억제하는 자율주행 로봇
전남대 실증 3주차 잡초 억제율 74.91%…수량 증대 효과는 국내 검증 전
이런 가운데 농기계 기업 TYM이 논 잡초 발생을 억제하는 자율주행 로봇 ‘아이가모로보’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 제품은 일본 뉴그린(NEWGREEN)이 개발하고 이세키(ISEKI)가 현지에서 판매해 온 로봇이다. TYM은 한국농업기술신문의 서면 질의에 관련 부서의 답변을 모아 회신했다. TYM 관계자는 “한국의 필지 크기나 물 관리 방식, 잡초 종류에 맞춰 별도로 변경한 부분 없이 일본 제품을 그대로 도입했다”며 “출시 전 국내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논물 흐려 햇빛 가리고 잡초 발아 막아
아이가모로보는 이미 자란 잡초를 뽑는 장비가 아니다. 잡초가 자라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억제’ 방식으로 작동한다. 로봇이 논을 주행하면서 하부 브러시로 흙을 일으키면 논물이 흐려진다. 흐려진 물은 햇빛을 가려 잡초의 광합성을 방해하고, 가라앉은 진흙 입자는 잡초 종자를 덮어 발아를 막는다.
기체 무게는 6kg이고 태양광을 주 동력으로 쓴다. 논두렁을 감지해 스스로 방향을 바꾸며, 위성항법시스템(GPS)과 전용 앱으로 주행 궤적 확인, 호출, 도난 방지 등을 원격으로 할 수 있다. 하루 최대 10시간 가동해 약 1.5ha(4500평)를 관리한다. 권장 사용 시기는 모내기 후 활착기부터 3~5주간이다.
잡초 억제율은 건물중량 기준…미운행 구역보다 약 75% 적어
TYM은 출시에 앞서 전남대학교와 국내 논 실증을 진행했다. 로봇 운행 구역과 미운행 구역을 나눠 주 단위로 잡초 발생량을 비교했다.
TYM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남대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오주선 교수는 “이번 실증에서 확인한 아이가모로보의 잡초 억제율은 2주차 47.39%에서 3주차 74.91%로 급격히 상승했다”며 “이는 로봇이 생성한 탁도와 약 96%의 차광률이 누적되면서 잡초의 초기 성장을 아주 효과적으로 막았음을 의미하며, 실제로 로봇이 운행하는 구역에서 시험했을 때 잡초는 단 한 개도 채집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TYM에 따르면 억제율은 잡초 개수가 아니라 로봇 운행 구역과 미운행 구역에서 채취한 잡초를 말린 뒤 잰 평균 건물중량을 비교한 값이다. 3주차 74.91%는 로봇 운행 구역의 잡초 무게가 미운행 구역보다 약 75% 적었다는 뜻이다. TYM 관계자는 “운행 구역에서 잡초가 한 개도 채집되지 않은 점은 해당 조사·채집 지점에서 채집된 잡초가 없었다는 의미”라며 “전체 포장의 잡초가 100% 제거됐다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TYM은 기기의 효과가 잡초 종류와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리상으로는 피 같은 일년생 잡초뿐 아니라 올방개 같은 다년생 잡초에도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이미 상당히 자란 잡초에는 어린 잡초만큼의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 TYM의 설명이다. 빛 차단이 핵심 원리인 만큼 흐린 날이나 장마철에는 맑은 날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벼 생육 부정적 영향 확인 안 돼…일본은 수량 약 10% 증가
흙탕물이 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TYM 관계자는 “탁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은 있었지만 벼의 적산온도에 영향을 줄 정도의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벼 생육에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일본 현지 실증에서는 로봇 운행으로 수량이 약 10% 늘어난 사례가 보고됐다. 반면 전남대 실증은 아직 수확 전이다. TYM 관계자는 “국내에서 같은 수준의 수량 증가가 나타나는지는 수확 실증을 거쳐야 한다”고 답했다.
어린 모의 피해 가능성도 사용 조건으로 관리해야 한다. TYM은 모가 충분히 굵고 튼튼하게 활착되고 논 표면이 균평하게 정리된 상태를 로봇 운행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같은 논에서도 모마다 활착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운행 시점에 따라 일부 모의 생육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TYM은 구매 농가를 대상으로 딜러점을 통해 사전 교육을 한다.
국내 판매가 비공개…사후관리는 도별 플라자 체계
TYM은 딜러점(대리점) 영업 및 판매 방식이라는 이유로 국내 판매가를 공개하지 않았다. 친환경농업 보조사업이나 농기계 임대사업 대상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고객이 필요 시 검토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1대로 약 1.5ha를 맡고 1년에 3~5주만 쓰는 장비인 만큼, 투자비 회수 기간에 대한 농가의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TYM 관계자는 “장비 구입비만으로 회수 기간을 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제초제 비용뿐 아니라 살포 횟수 감소, 인건비와 작업 시간 절감 효과를 포함한 종합적인 경제성 분석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TYM은 사후관리를 도별 플라자 체계로 운영한다. 기술 교육을 이수한 전문 인력을 배치해 자체 대응하는 방식이다. 부품은 일본에서 이 제품을 판매해 온 이세키가 추천한 초기 고장 대응 주요 부품을 우선 확보했으며, 판매 대수가 늘어나는 데 맞춰 보유 부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TYM은 일본에서도 소모품 교환 외에 큰 고장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이가모로보가 친환경 벼농사의 제초 부담을 실제로 덜어줄지는 2026년 가을 전남대 실증의 수확 결과와 국내 판매가, 친환경농업 보조사업·농기계 임대사업 포함 여부에 달려 있다.